경영난에 차남 구속 충격

고(故)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계는 충격에 빠졌다. 관련업계는 고 박 전 회장이 경영부진과 둘째 아들의 구속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가 자살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고 박 전 회장은 최근 경기 침체 등으로 자신이 경영하던 성지건설이 실적부진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처했다. 당초 고 박 전 회장은 지난 2008년 성지건설을 인수하면서 재기를 노려왔다.
이런 가운데 차남인 박중원 성지건설 부사장이 주가 조작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된 것도 상당한 충격을 줬다. 박 부사장은 지난 2007년 2월 실제로 주식을 인수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 자기 자본으로 뉴월코프 주식을 인수하는 것처럼 허위 공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이 선고된 바 있다.
박 부사장은 이날 별세한 고 박 전 회장의 장례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항소심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임시규)는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두산그룹은 고 박 전 회장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오전 긴급 비상회의를 열어 장례절차 등을 논의했다. 두산 관계자는 "장례 절차는 "예우를 지키라"는 박용곤 명예회장의 의중에 따라 두산그룹이 책임지고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두산그룹 회장을 지낸 바 있는 고 박 전 회장은 지난 2005년 회사 경영권으로 놓고 형제간 비리를 폭로하는 '형제의 난'을 일으키며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