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건설사들 신용위험평가 결과 담담히 수용
건설사 구조조정 명단 발표를 하루 앞둔 24일 건설업계는 하루 종일 술렁였다.
어느 건설사가 C(워크아웃)등급과 D(법정관리)등급을 받게 될 지를 알아내기 위한 정보전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건설사의 임직원들은 워크아웃에 들어가는지를 묻는 전화를 받느라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라고 탄식할 정도였다.
특히 채권단으로부터 사실상 워크아웃 또는 퇴출 대상에 오를 것이란 '시그널'을 전해 받은 건설사들은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다만 사실상 퇴출 대상인 D등급보다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으로 상향 조정되길 바라는 건설사들이 대부분이었다.
A건설은 얼마전 CEO가 직접 워크아웃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니 동요하지 말라고 독려했지만 발표를 하루 앞둔 이날 워크아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A건설 관계자는 "대규모 아파트 개발사업에 많은 자금이 투입되면서 회사 자금사정이 악화된 게 사실"이라며 "자금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B(일시적 유동성 부족)등급보다 C등급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장에서 계속 부도설에 시달려 왔던 B건설사 관계자는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며 "평소와 다를 바 없이 겸허하게 기다리는 중"이라고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다만 D등급이 되면 상장사로선 상장폐지 될 수 있는 등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C등급으로 최종 조정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C건설사의 한 고위 임원은 체념한 모습이었다. 그는 "(채권단으로부터) C등급에 해당될 것이라고 들었다. 더 이상은 노코멘트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동안 채권단의 동향 등 정보를 수집하고 물밑 작업을 벌이는 등 촉각을 곤두세워왔던 업체들도 이날 밤 "이미 루비콘강을 건너갔다"며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볼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D건설사 관계자는 "원래 그대로 놔두면 살아날 수 있는 회사가 구조조정 여파 때문에 분위기에 휩쓸려서 퇴출되는 것 아니냐"고 토로하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벌써부터 일부 C등급 예상 건설사들은 지난해 1월 구조조정 당시 워크아웃에 돌입했던 건설사들에게 명단 발표 이후 대응 방안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있다.
구조조정 예상 업체로 오르내리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반응하는 업체도 있다. E건설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채권은행으로부터 B등급이라는 얘길 들었다"며 "C등급이 되면 그나마 남은 관급 공사 수주도 어려울 뿐더러 오너 경영권에 제약이 가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 하락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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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의 경우 C등급 분류가 예상되고 있지만 채권은행이 강력히 B등급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업이 있는 건설사들의 경우 "이미 타이밍은 지났다"면서도 그룹의 후방 지원을 내심 기대하는 경우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