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 비수기요? 요즘같은 상황에 그런게 어디 있어요."
최근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지는 경기 분당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겨울철 비수기인데도 왜 이렇게 값이 오르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전통적으로 전세시장의 비수기로 꼽히는 겨울철에 접어들었지만 전셋값 상승은 여전하다. 가을 이사철이 끝나고 겨울이 되면 상승세가 다소 주춤할 것이란 일부 전망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실제 올해 전세가격 움직임을 살펴보면 '비수기가 어디 있냐'는 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 틀리지 않다. 전셋값 상승세가 본격화 된 것도 여름철 비수기로 분류되는 8월초부터였다. 예년 같으면 8월부터 12월 사이에 추석을 전후로 가을 이사철만 반짝했을 전셋값 상승이 올해는 이 기간동안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비수기도 없이 한겨울에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데에는 내년 전세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한 몫하고 있다. 내년 초 학군수요 및 봄 이사철 수요가 본격화돼 가격이 급등하기 전에 전세 물량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내년 전세가격 상승을 점치는 가장 큰 이유는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0만가구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00년대 들어 가장 적은 것이다. 특히 경기도 입주물량이 올해의 절반에 그치는 등 수도권 입주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의 전셋값 상승에 대한 우려와 달리 정부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엇박자를 내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전세가격이 급등한 이후 지금까지 줄곧 올해의 전세난이 예년과 다르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며 이달 초에는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이번주 발표된 내년도 업무보고에서도 전세난과 관련해 전·월세 실거래 정보의 월별 공개 등의 대책만을 내놔 전세난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전세시장에 대한 이같은 정부의 안일한 움직임이 집없는 서민들의 겨울을 더욱 춥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