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흑자' 동양건설, PF에 좌초 위기

'17년 흑자' 동양건설, PF에 좌초 위기

전병윤 기자
2011.06.01 07:02

[부동산X파일]금융권 담보지상주의 대출관행에 흑자도산 불가피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란 파고에도 17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순항해온동양건설산업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란 암초에 걸려 위기를 맞았다.

동양건설은 공동사업자인 삼부토건과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개발사업을 위해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4270억원 규모의 PF에 보증을 선 게 화근이 돼 지난 4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동양건설산업 본사
↑동양건설산업 본사

만기를 연장하려면 추가 담보를 제공하라는 은행들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두 회사는 법정관리를 철회하기 위해 채권은행들과 1개월 넘게 협상을 벌였지만 삼부토건과 달리 담보능력이 부족한 동양건설만 법정관리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부토건(347원 0%)은 서울 강남 라마다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제공하는 조건으로 75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받아 법정관리를 철회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반면 담보로 내놓을 게 마땅치 않은 동양건설은 이번주에 법정관리 개시가 결정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사태를 보는 전문가들과 건설업계의 시선은 차갑다. 담보를 제공하지 않고선 대출이나 만기연장이 불가능하다는 담보지상주의와 개별적인 사업성을 고려하지 않고 대출과 회수가 밀물과 썰물 드나들 듯 일시에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금융권의 여신행태에 비판의 날이 서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부동산 활황기에 사업성 검증은 뒷전인 채 담보를 잡고 무차별적인 PF대출 영업에 집중하면서 '거품'을 더욱 키운 것"이라며 "부실이 나타나기 시작하니까 이번엔 추가 담보를 내놓지 않으면 회수할 거라고 하니 멀쩡한 회사도 버티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동양건설처럼 흑자 도산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양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366억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 637억원, 당기순이익 69억원을 거둬 17년째 흑자를 이어왔다.

동양건설은 97%에 달하는 분양률과 현재 분양 중인 사업이 없어 추가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매우 낮은 편이다. 공공과 민간사업의 비중도 50대50으로 양호한 사업구조를 갖춰 PF의 일시 상환만 아니라면 정상 경영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월드건설에서 보듯 건설사들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면 돈이 되는 자산을 다 뺏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차라리 법정관리로 가려고 한다"며 "건설사들도 투자자금의 다변화를 통해 자구책을 마련하는데 노력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금융에 문외한일 정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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