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봄…한국 건설사는 '겨울'

중동의 봄…한국 건설사는 '겨울'

전병윤 기자
2011.06.09 06:11

중동·북아프리카, 민주화시위로 발주 지연…'고유가·재정확대' 하반기 수주 회복세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전년에 비해 40% 이상 급감했다. 연초 '재스민 혁명'으로 불리는 민주화 시위가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상황에도 해외 공사를 따냈던 국내 건설사들이 2분기 들어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동 국가들이 민주화 시위 이전에 계획한 프로젝트의 경우 예정대로 진행했지만 신규 발주를 유보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동국가들이 고유가에 따른 오일머니를 발판으로 해외 발주를 확대하는 추세이고 정국 안정 후 민심 수습을 위해 대규모 건설 사업을 서둘러 진행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부터 해외수주 실적이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일 건설업계 및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공사 계약금액(8일 기준)은 195억5814만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 335억5922만달러보다 42% 감소했다. 해외 공사 건수는 총 217건으로 전년 동기 237건보다 8% 줄었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715억7881만달러의 27%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공종별로는 올해 토목공사가 26억4049만달러로 전년도 10억8748만달러보다 142.8% 급증했지만 건축(19억7222만달러)과 산업설비(143억3074만달러) 수주가 전년보다 각각 19.4%, 49.7% 감소했다.

↑중동 국가들의 지역별 발주 예상 금액.
자료: 대우증권
↑중동 국가들의 지역별 발주 예상 금액. 자료: 대우증권

올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수주금액은 90억3040만달러로 전년 동기(15억8787달러)대비 468.7% 급증했다. 올해 전체 수주의 46%에 달하는 규모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민주화 시위 확산을 막으려고 재정지출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186억1826만달러), 투르크메니스탄(-12억588만달러), 인도(-10억2445만달러), 쿠웨이트(-4억4001만달러) 등의 수주가 지난해 보다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 둔화에 영향을 줬다.

업체별로는 대림산업이 올해 해외에서 2876만달러 수주해 지난해 동기 4억7226만달러에 비해 94% 급감한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대림산업은 사우디의 석유화학 플랜트 등 총 77억달러 규모의 공사 프로젝트에 입찰을 계획하고 있어 이 결과에 따라 올해 성적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과 삼성물산은 올해 각각 1억3471만달러, 2억6979만달러의 해외 수주를 거둬 전년 동기대비 각각 91%, 65% 줄어든 성적을 기록 중이다.

반면 한화건설은 지난 4월 사우디에서 10억500만달러 규모의 발전 담수 플랜트 공사를 따내는 등 올해 12억6944만달러 실적을 거둬 전년도 505만달러에 견줘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한화건설은 이라크에서 최근 단일 규모로 역대 최대인 72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신도시 조성공사 계약을 포함하면 올해 해외부문에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로부터 샤이바 가스오일 복합단지 건설사업 등 총 7건 44억4183만달러의 공사계약을 체결해 지난해보다 1025%나 급증했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동국가들이 안정화를 찾게 될 3분기 이후부터 해외 수주가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고유가가 구조적으로 지속될 수밖에 없어 석유화학·정유 뿐 아니라 발전 플랜트도 대량 발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도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정국불안은 해외 수주에 단기적 악재지만 높은 실업률 등 경제적인 요인이 민주화 시위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서 각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지출에 나서면 그만큼 수주물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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