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쇼핑몰의 늪...분양주의 피해사례<1>

# 마포구 김지연씨(46·가명)는 2007년 분양받은 서대문구 A테마쇼핑몰 점포를 반값에 내놨다. 1평 남짓한 1층 여성의류상가의 분양가는 1억9250만원. 하지만 헐값에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는 중개업자의 싸늘한 대답만 들었다. 실제 경매시장에 나온 이 상가는 수차례 유찰돼 감정가의 20%까지 떨어졌지만 응찰자가 없다.
김씨는 "암 투병하던 남편이 죽기 전에 임대료로 생활비에 보태라며 남긴 유산"이라며 "1000만원이라도 건졌으면 좋겠는데 그것마저 어렵다니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 퇴직금 3억원으로 중구 B쇼핑몰에 투자한 정현석씨(52)도 분양대금을 고스란히 날렸다. 텔레마케터의 전화 한통에 솔깃해 3구좌를 분양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매달 20만~30만원씩 상가 관리비를 내다보니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된지 오래다.
정씨는 "나는 그나마 대출을 받지 않아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불어나는 이자에 관리비까지 쌓여 빚더미에 앉은 사람이 수두룩하다"고 전했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테마쇼핑몰 투자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1년부터 현재까지 전국에 공급된 테마쇼핑몰은 296개, 이중 60%가 수도권에 집중돼있다. 하지만 현재 제대로 운영 중인 곳은 10%도 안 된다.

테마쇼핑몰의 시초 격인 동대문 '케레스타'(거평프레야)는 PF자금 대출이 연체돼 현재 건물 전체가 공매에 나와있다. 2009년 오픈한 구로구 C쇼핑몰과 서대문구 D, E쇼핑몰은 단일 상가점포 20여 건이 줄줄이 경매에 내몰렸다.
상황이 이렇자 D쇼핑몰은 1층 1개 점포만 덩그러나 남아있고 D쇼핑몰도 영화관만 운영 중이다. 비어있는 상가점포에는 사무실, 병원, 웨딩홀 등이 입점해 사실상 패션의류상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박대원 상가뉴스레이다 소장은 "임차인을 구하기가 어렵다보니 분양자들이 임대수익을 얻기는커녕 연간 관리비 지출에만 200만~300만원에 달해 파산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기불황, 인터넷 쇼핑몰 등장으로 인해 몇 년 째 유령상가로 방치된 테마상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서울에 위치한 테마쇼핑몰은 대형유통업체에 매각됐거나 호텔 등으로 용도변경이 진행 중이다. 홍대 '스타피카소'는 애경그룹이 AK프라자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신촌 '밀리오레'는 이마트와 조건부 입점계약을 맺은 상태다. 동대문 '케레스타'와 명동 '밀리오레'는 호텔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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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신촌 '밀리오레'는 분양자의 반발로 인해 상가 운영자를 대상으로 분양대금 반환소송이 진행 중이다.
신촌 밀리오레의 한 분양주는 "대형마트가 들어오거나 대기업과 계약을 맺으면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 기대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라며 "위기에 몰린 분양자의 물건을 헐값에 매각하기 때문에 운영수익을 배분하는데 분양자의 몫을 주장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