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보금자리지구 찾아 타일 붙이고 석고보드 시공…"숙련공 처우 개선해야"

"집 주인이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13일 서울 서초 보금자리주택지구내 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아 직접 타일 시공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권 장관은 무게가 꽤 나가는 타일을 벽에 붙이기 위해 접착제인 '세라픽스'를 꼼꼼히 바르며 작업을 해 나갔다. 언뜻 보면 쉬어보이는 일 같지만 접착제가 고루 발라지지 않는 사례가 많고 타일 간극을 일정하게 붙이는 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권 장관은 "생각보다 훨씬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작업이고 모든 건설기술자들이 하는 일들은 상당 기간 옆에서 눈으로 보고 직접 하는 훈련을 거쳐야 한다"며 "미세한 차이지만 숙련된 경험을 쌓고 전수해야 가능한 일이라서 건축·토목업이야 말로 지식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권 장관의 '사수' 역할을 맡았던 백운남 성건토건 상무 역시 습식공사(방수·타일·미장·벽돌쌓기)만 35년을 맡은 베테랑이다. 권 장관은 이날 오전 6시50분 서초구 우면동 공사 현장을 찾아 약 2시간 동안 엘리베이터 통로 천장에 고정용 틀을 만들고 석고보드 설치하는 작업과 거실 벽면의 타일 시공 등 건설 현장 체험을 했다.
그동안 국토부 장관이 공사 현장을 둘러본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권 장관처럼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일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권 장관은 작업 이후 현장 근로자들로부터 애로사항을 듣기 위한 간담회도 가졌다. 건설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과 젊은 숙련공의 부족, 최저가 낙찰제 개선, 전문건설업체 생존을 위한 지원 방안 등의 건의들이 나왔다.
권 장관은 "과학기술과 기능이 중시되는 사회가 돼야 나라가 지속 발전할 수 있는데 일각에선 여전히 이 부분을 경시하는 분위기가 문제"라며 "무엇보다 현장 근로자가 고생하는 만큼 상응하는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불공정한 하도급 관행을 고치도록 제도를 꾸준히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실과 동떨어진 건설현장의 환경관리 기준도 고쳐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해 공사 현장에서 드러나는 모든 흙을 다 덮도록 돼 있는 현행 기준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등의 건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권 장관은 최근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줄 조이기로 인해 중견건설사들의 줄도산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 "문제점에 대해 금융당국에 얘기하고 있는데 정부 개입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그러나 건설사 부실은 은행의 동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금융위원회에서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단기적으로 재정집행 확대가 가장 시급하고 건설업체들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기술혁신을 통해 주택, 오피스텔 등 상품의 질을 한층 업그레이드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그러나 이런 새로운 상품이 시장에서 먹히려면 지금처럼 가격에 제한을 두는 분양가 상한제 같은 제도가 하루 빨리 폐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