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대금·어음 등…채권신고 확정 전까지 돈 못받아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38위인 중견건설사 극동건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협력업체들의 2차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극동건설로부터 하도급대금이나 상거래어음 등을 미지급 받은 협력업체들의 피해금액은 2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청업체가 극동건설의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받은 B2B(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는 28일 만기 예정이었던 금액만 600억~700억원이다. B2B를 받은 하청업체들은 극동건설의 결제가 불가능해져 연체 이자를 대신 물어야 한다.
하도급대금은 약 700억원 수준이다. 극동건설에서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을 섰기 때문에 건설공제조합의 보상심사 과정을 거치면 밀린 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서류 심사와 적정성 여부 등을 거쳐야 해서 3개월 가량 걸린다. 상거래어음 등을 받은 경우는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일정에 따라 대금 지급 여부가 갈린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하청업체가 공사를 진행하면 법적으로 원청업체가 공사비용인 기성금을 2개월마다 정산하도록 돼 있지만 3개월을 넘는 경우가 부지기수여서 정산이 밀린 경우가 많다"며 "현금을 바로 지급하지 않고 어음을 주로 쓰기 때문에 피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음 결제를 받았던 업체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됐다"며 "극동건설의 규모를 감안하면 협력업체들은 200~300개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미 하청업체들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1~2주전부터 하도급대금을 떼일 것을 우려, 조속한 대금 지급을 요구해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극동건설이 법정관리 개시 이후 모든 채권자들로부터 채권신고를 받고 적정성 여부를 확인한 뒤에야 파악할 수 있다"며 "대략 분석해본 결과 어음과 B2B, 장비대금 미납금 등을 모두 합치면 하청업체들이 받지 못한 금액은 2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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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이후 채무변제 절차는 채권자들의 채권신고→조사위원(회계법인)의 조사보고→제1회관계인집회→회생계획안 작성→제2,3회관계인집회의 인가를 거쳐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 대략 4~6개월 정도 걸린다. 하청업체들은 이 기간까지 대금을 받기 어렵다. 다만 재판부에서 하도급업체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조기변제를 결정할 수 있다.
실제 올 7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삼환기업의 경우 재판부 승인을 얻어 지난 12일 공사계약을 진행하기로 한 하도급과 자재납품업체 357개사의 회생채권 737억원 가운데 약 40%에 해당하는 298억원을 우선 변제했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삼환기업은 보유 자산이 많은 편이어서 조기 변제가 가능했지만, 극동건설은 상대적으로 매각할 자산이 적고 미분양아파트 현장이 있어 하청업체의 채권을 우선 변제할 여지가 적다"며 "장기간에 걸쳐 분할 변제하기 때문에 하청업체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