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 불경기보다 무서운건 中불법체류자

'노가다', 불경기보다 무서운건 中불법체류자

정진우 기자
2012.10.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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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가을에도 한파 몰아치는 새벽 인력시장 가보니

10일 새벽 5시 서울 양천구 신정동 네거리. 배낭을 둘러멘 중년의 남성 30여 명이 차가운 새벽 공기에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이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가는 건설 일용직 근로자, 이른바 '노가다(막노동을 의미하는 일본어)'판 사람들이었다.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입에 문채 "오늘은 허탕을 치지 말아야 할텐데..."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곳에 매일 나온다는 김정섭(가명, 55세)씨는 "건설 경기가 어려워 일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 이런 불경기보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 외국인 근로자"라며 "중국에서 온 불법체류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하루 평균 300명 정도가 나오는데 100~150명만 일감을 찾고 나머진 그냥 허탕만 치고 간다"며 "갈수록 일구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한 달 평균 10일, 운 좋을 땐 15일 정도 일감을 구한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하루에 15만 원을 받는데, 월 150~200여 만 원으로 가족들을 먹여 살린다고 했다.

새벽 4시30분에 나왔다는 이석민(가명, 48세)씨는 이곳에서 젊은 편에 속했다. 그의 고민은 일자리보다 임금체불이었다. 박 씨는 "하루 종일 일해도 돈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 일을 알선해주는 중간단계에서 돈을 떼먹는데, 지금까지 떼인 돈만 550만 원"이라며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쪽에선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일용 근로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장관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발표한 '겨울철 대비 건설일용근로자 고용안정 대책'과 관련,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새벽 5시30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현장에 모여 있던 100여 명의 근로자들은 "허탕을 쳤다"며 뿔뿔이 흩어졌다. 이곳에서 인력들을 관리하는 유정성(가명, 63세)씨는 이 장관에게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인들이 건설 현장에 많이 투입돼 우리 일용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일용근로자들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최근 중소 건설사 부도 등으로 건설경기가 나빠져 일용 근로자들의 고용 상황이 악화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실제 최근 건설경기 침체와 외국인력 유입 등으로 일용 근로자의 고용 상황이 악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건설 일용 근로자 수는 현재 77만1000명으로, 지난 2004년(100만6000명) 대비 23.4%(23만5000명) 줄었다.

고용부는 일용직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2만 명을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법에 의무화된 기초안전 보건교육을 무료로 실시하고 수당도 지급키로 했다. 전국 고용센터엔 건설특화 상담창구를 만들어, 일용직 근로자를 집중지원 대상자로 선정하고 중소기업의 빈 일자리나 재정지원 일자리 등에 연결시켜 줄 계획이다.

특히 근로자들이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거나 훈련비를 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 훈련비 부담을 없애고 희망하는 시간에 수시로 훈련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취업성공패키지 요건도 완화하고, 취업 성공 시 수당(100만 원)도 지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직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이들이 창업이나 전직을 할 때 '특별퇴직공제금'을 줄 작정이다.

이 장관은 "건설 근로자들의 경우 근무지 이동이 잦고 구인·구직 정보시스템에 접근하는 것이 힘든 상황이므로 그에 맞는 고용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며 "건설현장에 꼭 필요한 교육을 고용센터의 각종 프로그램과 연결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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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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