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열린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정감사는 여당과 야당의 피아 구분이 비교적 뚜렷했다.
여당은 철도공사를, 야당은 철도시설공단의 문제점을 주로 짚었다. 원인은 'KTX(고속철도) 민영화'에 대한 입장 차이에서 기인한다. 여당은 옹호하는 편이고 야당은 비판적이기 때문.
따라서 국토해양부와 함께 KTX 민영화를 추진하려는 철도시설공단은 야당의 표적이 됐고, 반대로 민영화 시도를 결사반대하는 철도공사는 주로 여당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이같은 결과는 국감 시작 전부터 감지됐다. 국감현장인 대전시 철도시설공단 본사 앞에는 철도공사 노조원들이 'KTX 민영화 찬성하는 새누리당은 각성하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를 본 새누리당 의원 사이에선 "아침부터 기분나쁘게"란 말이 흘러나왔다. 국감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한 마디였다.
국감이 시작되자 박수현 민주통합당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직원 월례조회에서 KTX 민영화와 관련된 내부자료를 야당 의원에게 제공한 직원들을 배신자로 지칭, 솎아내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자 김 이사장은 "부적절한 발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국토부 차관 출신인 이재균 새누리당 의원은 철도공사를 압박했다. 'KTX 민영화'가 아니라 철도운영의 민간시장 개방을 통해 철도산업을 선진화하려는 것이라며 코레일을 몰아세웠다. 또 KTX 민영화는 김대중·노무현정부 때부터 추진된 사안이란 점도 강조했다.
이에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전 정부에서 기존 철도청을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으로 분리한 것은 민영화를 하려던 의도가 아니었다"고 받아쳤다. 코레일에서 추진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 대한 여야의 국감 입장도 'KTX 민영화' 전선과 대체로 일치했다.
이같은 국감 분위기에 대해 코레일 직원은 "지난해는 여당보다 야당이 우리를 매섭게 몰아쳤는데 올해는 KTX 민영화 때문에 그런지 뒤바뀐 것같다"고 귀띔했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피감기관의 국감을 진행한다면 국민들 눈에 곱게 비칠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