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선 이미 17~18세기부터 물이 경제재로 인식돼 왔다. 이로 인해 민간부문이 참여하는 물시장이 이미 수백 년 전부터 형성됐고 최근 기후변화와 물부족 문제의 심각성으로 인해 물산업은 가장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전망된다.
지구촌화 시대에도 이 추세는 더 가속도를 내는 것이다. 자원 측면에서 시대를 구분한다면 20세기는 석유를 기반으로 한 블랙골드(Black Gold) 시대였으나 21세기는 물이 이끌어가는 블루골드(Blue Gold)산업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가 예상해왔다.
이를 증명하듯 2010년 기준 세계 물산업은 4800억달러 규모의 거대시장으로 형성됐으며 앞으로 물산업의 성장세는 더욱 높아져 2025년 1조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민간이 담당하는 상·하수도 운영관리 시장규모는 482억달러로 전체의 10% 수준을 차지한다. 하지만 기후변화 등의 요인으로 물산업은 물순환체계 전과정을 포괄하는 범위로 확장돼 그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예측이다.
우리나라 물산업은 정부 주도의 상·하수도 보급·확대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해왔다. 국내 물산업 규모는 GDP(국내총생산)의 1.3% 수준(10조원)으로, 세계에서 8번째로 크다.
하지만 국내 상·하수도 보급률이 각각 92.7%, 88.6%에 달해 신규 확장 중심의 국내 물산업 성장은 한계에 이르렀다. 산업용수분야의 시장 개방으로 비올리아, 수에즈 등 다국적 물기업도 국내에 이미 진출했다. 국내 물시장 포화, 지속적인 세계 물시장 성장 등의 국내외 환경 속에서 국내 기업의 해외 물시장 진출이 본격 추진돼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현재 세계 물시장 진출 형태는 대기업 단독 진출, 자국의 민관 합동 진출 2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대기업 단독 진출은 프랑스 비올리아와 수에즈, 스페인 아쿠아리아, 영국 유나이티드유틸리티즈와 같은 대기업 위주여서 대형 물기업이 없는 국내 기업이 벤치마킹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둘째, 민관 합동 진출은 자국 정부 차원의 지원을 기반으로 공공기관과 민관기업이 공동 진출하는 형태다. 이는 국내 물관리를 책임지는 전문 물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건설기업의 공동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후자의 경우 민관 상생을 향상하는 좋은 계기도 돼 장점이 매우 많은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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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ter는 다목적댐과 광역상수도 건설 및 운영관리를 통해 지난 40여 년 동안 물관리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유역 및 수문조사기술, 지진감시시스템, 치수이수관리, 홍수관리시스템, 홍수 예·경보시스템, 수력발전, 발전통합 운영시스템 등 통합 유역관리 관련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수자원 기술역량을 보유했다.
국내 건설기업의 경우 활발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세계 7대 건설강국에 이미 진입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다국적 물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후발주자인 국내 기업이 성공적으로 세계 물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사업개발, 설계, 건설, 운영관리 등 사업 전과정의 철저한 경쟁력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국내 여건상 K-water와 같은 물 전문 공기업의 해외 물시장 진출에서 앵커 역할을 담당하는 게 필요하다. 싱가포르와 이스라엘에선 PUB와 메코로트(Mekorot) 등 물 관련 공기업이 물산업 클러스터를 주도함으로써 국가 물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은 예다.
우리나라도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공동 진출한다면 세계 물시장의 성공적 진출이 가능하리라 본다. 태국의 대규모 하천관리 프로젝트 국제입찰에서 우리나라가 이러한 민관합동의 상생정신을 잘 활용해 많은 일거리를 수주하고 경쟁력 있는 물산업국가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