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초 국회 문턱을 넘은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특별법)에 따른 노후도시 정비계획이 당초 취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토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최초 수립된 산본, 중동, 평촌, 일산, 분당 등 5개 1기 신도시 특별정비예정구역 총 182개소 중 주택단지 정비형 175개소, 이주대책 지원형 6개소 등 공동주택 정비와 관련된 정비구역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나머지 1곳은 분당의 중심지구 정비형 정비구역이었다.
이같은 공동주택 쏠림형 정비계획은 당초 특별법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특별법에 따른 노후계획도시정비제도의 목적은 △도시기능의 향상 △정주여건의 개선 △미래도시로의 전환 도모 지원 등이다. 단순히 공동주택의 재건축과 재개발을 복합적으로 진행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쇠퇴한 도시기능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 1월15일 통과된 노후계획도시 정비 특별법은 특별정비계획과 사업시행계획을 하나의 계획으로 통합해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특례를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기본계획 변경이 필요한 경우 특별정비계획 수립과 동시에 절차를 밟을 수 있게 했다. 도시정비 편의성을 높여 체계적인 정비와 도시기능 향상을 가능하게 한다는 목적이었다.
비거주형 도시정비 유형에 대한 낮은 접근성이 공동주택 재정비 유형 쏠림의 또 다른 이유라는 견해도 제시됐다. 국토연구원은 "주택단지 정비형을 제외한 상업·산업·기반시설 등 비주거 시설을 포함한 정비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특례가 미비해 비주거형 특별정비구역을 설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별정비구역 유형별로 목적과 내용, 정비방식 등이 유사하거나 중복될 수 있음에도 유형을 배타적으로 설정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주민의 관심도가 높고 비교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주어지는 주택단지 정비형 위주로 특별정비계획이 추진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정부 역시 이같은 쏠림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정부의 노후계획도시 정비 계획 역시 주택 정비와 공급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국토부는 지난 1월27일 노후계획도시 정비 지원기구 점검회의를 열었는데 주요 메세지는 9·7 대책에 제시한 임기 내 1기 신도시 6만3000호 착공 등의 공급 정책 위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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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개발 전문가들은 본래 제도의 취지에 맞춰 부족한 도시기능을 진단하고 그에 맞춘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족한 기능에 대한 확충 목표와 계획을 수립해 달성 여부를 평가할 수 있도록 지표를 다변화하고 진단과 평가, 계획으로 연결되는 체계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양한 정비방식을 유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국토연구원은 "노후계획도시 전체에 대해 실행력 있는 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특별정비구역 유연성 확보 등 공간계획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며 "공동주택 정비뿐 아니라 상업·업무지역의 정비가 활성화되도록 다양한 정비방식을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