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기지·쓰레기매립지 '상전벽해'…76층 타팰 '우뚝'

철도기지·쓰레기매립지 '상전벽해'…76층 타팰 '우뚝'

홍콩=김정태 기자
2013.05.09 05:35

[행복주택시대, 도시재생이 답이다<2-1>]홍콩 역세권 주상복합의 공통점은?

 홍콩의 역세권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는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 이들 역세권 주상복합의 대부분은 홍콩 최대 기업 중 하나인 MTR가 개발했다. MTR는 철도운영 기업이면서 부동산개발 회사다.

 우리나라로 치면 코레일,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합쳐놓은 곳이다. MTR는 홍콩정부로부터 토지개발과 재산권을 받아 민간 부동산개발 회사와 공동투자해 개발한다.

 역세권의 금싸라기땅을 공공임대보다 민간분양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셈이다. MTR는 부동산개발에서 얻은 수익을 새로운 철도시설에 투자한다.

로하스크파크 역세권 주상복합아파트는 쓰레기매립지에 지어졌다. 항공사진 전경/사진 =홍콩 美聯物業
로하스크파크 역세권 주상복합아파트는 쓰레기매립지에 지어졌다. 항공사진 전경/사진 =홍콩 美聯物業

 ◇홍콩의 타워팰리스 '로하스파크'…"쓰레기매립지의 화려한 부활"

 홍콩섬과 구룡반도에 걸쳐 있는 청콴우선의 동쪽 지선 종착역 '로하스파크'. 이곳은 원래 불모의 땅, 쓰레기매립지였다. MTR는 이곳에 전철을 연장해 '로하스파크'라는 이름을 짓고 대규모 고급 주상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과거 서울 상암동이 쓰레기매립지에서 화려한 도시로 재탄생한 것과 견줄 만하다.

 총 3구역으로 나뉜 이 단지는 이미 5개동과 4개동이 각각 2009년과 2010년 순차적으로 완공돼 입주를 마친 상태다. 현재는 나머지 3개동의 골조공사가 한창이다.

입주가 끝난 로하스파크 주상복합 아파트. 주상복합 하부에는 주차동과 각종 주민 편의시설이 배치돼 있다. /사진=김정태 기자
입주가 끝난 로하스파크 주상복합 아파트. 주상복합 하부에는 주차동과 각종 주민 편의시설이 배치돼 있다. /사진=김정태 기자

 일단 규모 면에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총 5200가구에 달하는 이들 단지의 층수는 최저 64층에서 최고 76층에 달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초고층 주상복합인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총 7개동에 42~69층임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높다.

 이 단지의 특징은 철도차량기지와 쓰레기매립지를 활용해 조성됐다는 점이다. 1구역의 2096가구는 쓰레기매립지에 조성되고 나머지 2구역 단지는 철도차량기지 상부 인공대지에 들어섰다. 입주민의 이동동선을 최단거리화한 것도 눈길이 간다. 역에서 다소 떨어진 1구역의 경우 2층에 설치된 입체보행로를 통해 단지를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로하스파크 역세권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현장. 역 연결 보행로가 2층에 위치해 있다./사진=김정태 기자
로하스파크 역세권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현장. 역 연결 보행로가 2층에 위치해 있다./사진=김정태 기자

 황영선 혜원까치종합건축사무소 부사장은 "5년 전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당시 1구역은 골조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2, 3구역은 인공대지만 있었다"며 "MTR가 철도차량기지를 지을 당시부터 단지 조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 조성공사를 따로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단지 조성 추진이 빠르고 비용단가도 크게 낮아진다"면서 "인공대지 조성을 미리 염두에 두지 않고 철도차량기지를 만들었다면 엄청난 비용이 소요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철과 도로 위에 세워진 주상복합아파트 람틴(Lam Tin)

 청콴우선에서 쿤통선으로 갈아타고 도착한 곳은 람틴역. 이곳 역시 인공대지에 들어선 주상복합아파트다. 특이한 것은 지형이 양쪽 협곡 사이에 위치하는데, 협곡에는 전철과 도로가 관통하고 그 위에 인공대지를 만들어 양쪽에 주상복합이 들어섰다는 점이다.

 도로의 인공대지 위에는 광장과 테니스장이 조성되고 아래층 데크에는 전철역과 연결되는 보도가 설치돼 있다.

람틴역 통행로와 도로. 도로위에 인공지반을 만들어 역과 주상복합 연결통행로로 사용되고 있다./사진=김정태 기자
람틴역 통행로와 도로. 도로위에 인공지반을 만들어 역과 주상복합 연결통행로로 사용되고 있다./사진=김정태 기자

 홍콩에서도 도로가 인공대지 밑을 관통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는 게 황 부사장의 설명이다. 이곳에 들어선 주상복합도 '로하스파크'처럼 중산층 단지로 보였다. 출입구마다 보안시스템이 부착돼 외부인이 쉽게 출입하지 못하도록 돼 있었다. 일부 단지는 협곡 방향으로 산 조망이 가능했다.

 특히 철도환승역에선 바로 건너편에서 다른 라인을 바꿔탈 수 있으며 버스환승시설은 역사 1층에 바로 붙어 있다. 홍콩의 역세권 단지는 이처럼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를 갖춰 환승이 대단히 편리하게 이뤄진다.

아파트와 전철역 출입구가 도로사이에 위치해 있어 이동동선이 짧다. 사진은 람틴 역세권 주상복합. 사진=김정태 기자
아파트와 전철역 출입구가 도로사이에 위치해 있어 이동동선이 짧다. 사진은 람틴 역세권 주상복합. 사진=김정태 기자

 전철의 진동이나 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이곳에선 별다르게 느끼지 못했다. 황 부사장은 "도로나 철도 옆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더 크다"며 "오히려 인공대지 아래에 도로나 철도가 위치하면 데크가 소음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최초 인공대지 복합개발 단지 카오룽베이 데파트(kowloon Bay Depot)

 람틴역에서 도심방향으로 3번째 역이 카오룽베이다. 이곳은 홍콩 최초로 차량기지 상부에 인공대지를 조성해 대규모 주거·상업복합시설을 개발한 사례로 국내에도 자주 소개된 곳이기도 하다.

카오룽베이 역세권 주상복합아파트. 철로 옆 하단부가 철도차량기지./사진=김정태 기자
카오룽베이 역세권 주상복합아파트. 철로 옆 하단부가 철도차량기지./사진=김정태 기자

 카오룽베이역 승하차장은 3층, 아래층은 개찰구와 'MTR플라자'라는 쇼핑몰로 이어진다. 음식점, 휴대폰판매업체, 의류상점 등 다양한 점포가 들어서 있다. 승객들과 쇼핑객에 아파트 입주민들까지 뒤섞여 혼잡했다.

 쇼핑몰과 연결된 입체보행로를 통해 3층으로 올라가니 '텔포드가든'이라는 아파트가 보였다. 이전에 보던 주상복합보다는 오래된 건물들이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단지는 1972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80년부터 82년까지 순차적으로 입주를 마쳤다. 인공대지 10㏊(헥타르) 규모에 26층 12개동, 11층 29개동 등 총 5000여 가구가 들어섰다.

지어진지 30년 넘은 카오룽역세권 주상복합 아파트는 바로 역과 연결돼 편리하지만 1층이 필로티가 아닌 데크여서 통행과 사생활에 불편이 있어 보인다. /사진=김정태 기자
지어진지 30년 넘은 카오룽역세권 주상복합 아파트는 바로 역과 연결돼 편리하지만 1층이 필로티가 아닌 데크여서 통행과 사생활에 불편이 있어 보인다. /사진=김정태 기자

 다만 개발된 지 30년 넘은 초창기 아파트여서인지 필로티 구조물 없이 1층이 바로 주거공간이다. 게다가 1층 일부 데크가 역 연결 보행로 옆으로 튀어나와 입주민들은 소음, 사생활 침해 등의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였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앤드루 초씨(51)는 "오래된 아파트이긴 하지만 전철역과 바로 연결돼 있고 각종 편의시설과 상점들이 가까이 있어 편리하다"면서 "특히 외곽지역이 아닌 홍콩 중심부에 위치한 아파트 중에선 집세가 싼 편이어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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