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리모퉁이로 위치 좋아… "가로수길 대부분, 보호법 적용 안돼"

유명 힙합그룹인 리쌍(개리, 길)이 건물주와 임차인간의 '갑을 횡포' 논란에 휩싸였다. 리쌍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지하 1층~지상 3층 건물을 매입했다. 이들은 최근 이 건물 1층에서 영업 중인 음식점에 임대계약 연장을 거부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 21일 1층 음식점 임차인 A씨는 "새로운 건물주인 리쌍이 당초 음식점을 하던 업주를 쫓아내고 자신들이 그 자리에 음식점 개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을 한 언론매체에 제보하면서 리쌍에 대한 '갑의 횡포'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에 같은 날 저녁 리쌍의 멤버 길이 자신의 트위터에 "잘못 알려진 부분들이 있기에 정확한 사실을 알려 드린다"며 해명하는 글을 올렸다. 길은 "공인이란 이유로 우리를 욕심쟁이로 몰아가며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모든 상황들이 정말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15년 동안 열심히 일하며 건물을 처음 매입했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져 저희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같은 해명 글이 퍼지자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오히려 임차인이 '을의 횡포'를 부린다는 비판도 나왔다. 길이 트위터를 통해 도의적인 보상을 해주고자 했지만 임차인이 리쌍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것처럼 '플래카드라도 걸어야겠네요'라며 협의 내용도 번복하는 등 합의점을 찾지 못해 소송까지 번졌다고 설명해서다.
22일 해당 임차인도 이를 의식해 "인터넷에서 내가 나쁜 사람처럼 비춰지고 있다"며 "직접 입장을 밝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임차인은 트위터를 통해 "리쌍은 하는 데까지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건물을 매매하면서 임차인을 내보내고 본인들이 영업을 하겠다는 것은 상도의상 분명 어긋난다"고 호소했다. 이어 "리쌍에게 보상금 한 푼도 요구하지 않는다"며 "그저 법에서 보장된 5년을 도의적으로 적용해 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건물은 신사동 가로수길로 유명한 각종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는 곳으로 삼거리 모퉁이에 위치해 있다. 그냥 봐도 '목이 좋은 곳'이었다.
신사동 인근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 지역은 젊은 사람들이 워낙 많이 오가는 지역이어서 장사가 잘된다"며 "해당 건물 1층 음식점도 유명 체인 음식점으로 소문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쌍이 가게를 열기만 하면 대박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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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영업시간이 오후 4시부터여서 낮시간엔 문을 열지 않았다. 2층에 위치한 일본식 돈까스 음식점은 빈 테이블이 별로 없을 정도로 붐볐다.
리쌍과 임차인간 갈등의 불씨는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임대차보호법)상 임대기간을 5년으로 정해 임차인을 보호하고 있어서다. 다만 환산보증금이 3억원 이하에서만 보호를 받을 수 있는데 A씨의 경우 3억4000만원이어서 법대로라면 건물을 비워줘야 한다.
인근의 다른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가로수길은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임대차보호법상 보호대상인 환산보증금 3억원을 넘고 있는 실정으로 건물주가 맘대로 계약해지 통보를 하면 임차인들은 속수무책으로 거리로 내쫓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시민단체들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임차인 A씨도 "법이 최소한 5년은 장사하게 해 준다고 보장해 놓고 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냐"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이것 때문에 정말 많은 상인들이 피눈물을 흘린다"고 트위터를 통해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