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맞춤형 주거복지시대 연다']<3-1>獨 베를린 '사회주택'의 공통점

독일 베를린 '사회주택' 단지는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 외관상으로 이 주택들이 사회주택이란 점을 지역주민들도 모른다. 설령 사회주택이라해도 별관심은 없지만 일반주택 안에 섞여 있다.
주변 여건도 좋다. 일반주택 사이에 섞여 있다보니 공원, 호수 등 누릴 수 있는 입지는 물론, 다른 일반 입주자들과도 똑같은 교육과 문화 프로그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시 산하 SH공사의 장기전세주택(시프트)과 비슷한 셈이다.
◇냉전의 상징 불모의 땅, 교육특구의 소셜믹스 단지로 '환골탈태'
베를린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소련과 연합군에 의해 '동·서베를린'으로 갈라졌다. 당시 동·서베를린을 오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있던 '휴텐벡'(Huttunweg). 이곳은 원래 미군기지가 있던 곳으로 독일 통일후 불모의 땅이 돼 버렸다.

독일 정부는 이곳을 대규모 주택단지로 조성했다. 이 단지의 특징은 독일 베를린시내의 건축물들이 높이를 맞춰 길가에 늘어서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저층아파트 단지처럼 동간 거리가 넓다.
단지로 들어서자 형형색색의 주택단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빨강, 주황, 노랑 등 건물 외관별로 다채로운 색으로 칠해져 산뜻해 보였다. 단지 중 사회주택은 20%를 차지하고 있다는 안내원의 설명이 놀라울 뿐이다.

한국의 임대주택처럼 오래돼 낡은 느낌도 없었고 외진 곳에 따로 떨어져 있지도 않았다. 근처에 있는 '유럽학교'에선 지역주민들이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장애인들을 위한 학교, 시에서 운영하는 음악학교 등 다양한 교육시설이 단지내 마련돼 있는 등 교육특구 단지를 자랑했다.
길에서 만난 한 주민은 "사회주택 거주자라고 다른 차별은 없다"며 "이곳은 사회주택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많고 영어와 독일어를 배우는 유럽학교가 있어 주변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호수 옆 '테겔지구' 사회주택 단지, '소셜믹스'된 일반주택으로
베를린 도심에서 차로 테겔공항 방향 외곽으로 30여분을 달리자 '테겔호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인근에는 베를린 임대주택기관 중 하나인 '게보박'(GEWOBAG)이 1970년대에 지은 250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단지인 '테겔지구'가 위치해 있다.
독자들의 PICK!
입주민 대표인 마이어(70)씨를 만나 속사정을 들어볼 수 있었다.
마이어씨는 "입주 당시만 해도 주변에 호수가 있어 굉장히 아름다웠던데다 다른지역에 비해 임대료가 저렴하고 공원과 숲이 많아 살기 좋았다"며 "통일 전에는 엄격하게 관리돼 흠잡을 데가 없었는데 통일이후 동유럽, 중동, 터키인들이 몰려와 슬럼화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2~3년 전부터 사회주택이 일반인도 입주할 수 있는 일반주택으로 바뀌면서 임대료가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독일에선 공공주택기관이라도 30~40년간 정부 보조금을 다 갚고 일정비율의 사회주택을 유지하면 일반주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회주택 단지가 일반주택 거주자가 섞이게 된 것이다.
단지내 피자가게 집주인인 알리(45)씨는 "예전엔 저소득층이 대부분이어서 장사가 잘 안되는 편이었는데 일반 거주자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장사가 그럭저럭되고 있다"며 "방 1개짜리 30㎡ 규모의 월 임대료가 313유로 정도지만 주변 시세보다 20% 가량 저렴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