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맞춤형 주거복지 시대 연다']<8-2>주민 "부지 협소해 주거환경 열악"

'임대주택 건축 결사반대' '공릉주민 10만명은 봉인가?'
정부의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 1차 시범지구 후보지로 발표된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는 정부 정책을 반대하는 커다란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공릉지구는 목동지구 못지않게 행복주택 건설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가 거센 곳 중 하나다.
공릉동 주민들의 반대 이유는 목동 등 다른 지구와는 차이가 있다. 지역 주민들은 행복주택 정책을 반대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공릉동에 건설하는 것도 거부하지 않겠다는 게 대체적인 기류다. 다만 대상지가 잘못 선정됐다는 것이다.
행복주택 공릉지구의 대상지는 경춘선 폐선 부지다. 경춘선 복선전철이 2010년 말 개통되면서 1939년부터 운행하던 기존 철로는 중단됐다. 행복주택 공릉지구가 들어설 곳도 경춘선 폐선 구간 중 성북역부터 옛 화랑대역 사이 폐선로 가운데 과학기술대 인근 1만7000㎡ 부지다. 선로 운행이 중단된 후 쓰레기와 오물이 쌓이자 공원화사업 이전에 주민들을 위한 텃밭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곳에 수년전부터 노원구와 서울시, 철도시설관리공단 등의 관계부처는 지역 주민들에게 공원사업을 추진하기로 수차례 약속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서울시에서 '경춘선 공원조성사업'을 위해 459쪽 짜리 '기본 및 실기설계 보고서'까지 마련하기도 했다.
총선에서 국회의원들 역시 공릉동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경춘선 폐선부지의 공원화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갑자기 대상 부지에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발표한 것이다. 폐선로 바로 옆에는 동신, 건영장미 아파트가 있고 건너편에는 연립주택과 다가구·다세대·단독주택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폐선로 부지인 만큼 대상지 폭은 넓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이곳에 200가구의 임대주택을 지을 방침이지만, 주변 주택시설과 이격거리를 빼면 설계가 가능할지 의문이 들 정도로 협소했다.
국토부도 이곳에 임대주택 뿐 아니라 공원과 문화시설을 복합개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주변 환경을 고려하면 당초 계획인 공원화사업보다 주민들의 주거환경 측면에서는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반대 주민들의 우려다.
황규돈 공릉행복주택 건립 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장은 "10여년 전부터 이곳에 주민들을 위한 생태공원과 문화시설 건립을 추진했고 관련기관과 지역구인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도 이를 약속했다"며 "그런데 한마디 협의도 없이 갑자기 행복주택이 들어선다고 발표하면 그동안 거짓말을 했다는 걸 자인한 것이고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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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행복주택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굳이 공릉동에 지으려면 이곳이 아니라 옛 화랑대역 부근 폐선부지나 인근의 육관사관학교 터가 바람직하다"며 "부지 면적도 이곳보다 넓고 교통환경이나 인근 대학교와의 접근성 등 모든 입지적 요소를 따져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곳"이라고 말했다.
실제 행복주택 공릉지구 대상지의 경우 가장 폭이 넓은 삼각형 모양의 옛 역사터가 어림잡아 50m 정도이고 좁은 곳은 20m로 매우 좁다. 주변 아파트나 주거단지와의 '간섭'이 불가피해보였다.
황 위원장은 "공릉동은 대략 10만명이 살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공원이 하나도 없고 그나마 있는 지역주민시설도 최근에야 지어진 청소년문화정보센터 하나"라며 "폐선로 주변 땅 4.2㎞를 생태공원 길을 만들어야 하는데 중간에 200가구 임대주택을 지으면 당초 계획이 무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말 기준 노원구의 공공임대주택은 2만2985가구로 서울시 전체의 12.6%를 차지해 강서구(13.2%)의 뒤를 이었다. 공릉동 역시 삼익1단지(1395가구) 등 임대주택 단지들이 주변에 포진한 상태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폐선부지에 임대주택 뿐 아니라 문화시설 건립을 동시에 추진하기 때문에 기존 공원화사업을 폐지한다는 건 오해"라며 "이 부지 이외에 대안으로 삼을 만한 적합한 곳이 있다면 정밀한 검증 이후 계획을 수정할 여지를 열어놓고 있기 때문에 사업성이 없음에도 원안만 고수하지는 않을 뿐 아니라 추진 과정에서도 최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