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갈지자 취득세 대책, 갈피 못잡는 시장

[기자수첩]갈지자 취득세 대책, 갈피 못잡는 시장

송학주 기자
2013.10.28 06:48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택 취득세 영구인하를 대책 발표 시점인 지난 8월 28일 이후부터 소급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영구인하 시점을 개정안 시행일인 내년 1월 1일로 하기로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안전행정부 등 3개 부처간에 합의를 본 것으로 언론보도가 나간 지 일주일도 안돼서다.

 시장에서 거래절벽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다시 말을 바꾸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취득세 영구인하는 국회통과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소급적용 시점도 대책 발표일인지 국회 상임위원회 통과일인지가 불분명해 거래 관망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애초 취득세 영구인하 방침은 '8·28 전·월세대책'에서 거래 활성화를 통해 전·월세값을 안정시키는 방안으로 도입됐다. 취득세를 일정기간만 인하했던 과거 정책이 세제혜택 종료 후 거래절벽을 심화시키는 등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였다.

 8·28 대책 이후 주택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대부분 취득세 영구인하를 염두에 두고 거래를 했다. 집값의 1%지만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혜택을 볼 수 있으니 '기회'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결과 주택 거래량이 대책 이후 소폭 증가하는 등 거래 불씨가 살아나기도 했다. 하지만 소급적용 시점을 두고 벌어지는 정부와 정치권의 잦은 말 바꿈에 시장은 다시 위축되고, 이미 거래에 나선 소비자들은 분개하고 있다.

 정책 발표 전에 정부 부처간 사전조율 없이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으로 일을 추진하다보니 시장의 혼란만 가중되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정부는 취득세 감면 조치를 상임위 통과일로 소급 적용했지만 지난 '4·1 부동산대책'에서는 대책 발표일로 정하는 등 '이현령 비현령(耳懸鈴 鼻懸鈴)'식으로 정책을 추진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시장 분위기에 따라 '언 발에 오줌누기' 식이 아니라 거래 침체를 감내하더라도 확실한 대책방안을 마련해 국민들에게 신뢰감부터 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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