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강남 집은 꿈도 못 꾼다..."家보자, 외곽으로"

30억 강남 집은 꿈도 못 꾼다..."家보자, 외곽으로"

배규민 기자
2026.04.29 04:10

"전세 살 돈으로 집 사자"
재고매물까지 수요집중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다섯째 주 기준 관악구(0.26%), 구로구(0.24%), 노원구(0.24%) 등 서울 외곽지역은 서울 아파트 평균상승률 0.12%의 2배가 넘는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했다. 다주택자 매물이 늘어난 강남권 등 상급지는 급매가 쏟아지며 가격이 하락한 반면 서울 외곽지에는 매수세가 몰리며 가격이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다섯째 주 기준 관악구(0.26%), 구로구(0.24%), 노원구(0.24%) 등 서울 외곽지역은 서울 아파트 평균상승률 0.12%의 2배가 넘는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했다. 다주택자 매물이 늘어난 강남권 등 상급지는 급매가 쏟아지며 가격이 하락한 반면 서울 외곽지에는 매수세가 몰리며 가격이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외곽 아파트시장에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현상은 단순한 거래증가를 넘어 수요구조가 바뀐 흐름으로 해석된다. 대출규제와 가격대, 전세시장 불안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수요가 특정구간으로 집중되는 모습이다.

가장 큰 요인은 대출이다. 외곽지역은 5억~9억원대 주택이 많아 대출을 활용한 실수요 접근이 가능하다. 반면 강남권은 30억~40억원대 고가주택이 중심이어서 대출규제 영향을 직접 받는다. 여기에다 실거주 의무까지 더해지면서 매수 가능한 수요층이 크게 제한된 상태다.

전세시장도 영향을 미쳤다. 전세매물이 줄고 가격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수요가 매매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특히 중저가 구간에서는 전세와 매매 가격 차가 좁혀지며 '전세 대신 매수'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었다.

정책 영향도 작용했다. 양도세 중과유예로 매물은 늘었지만 수요가 따라붙은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으로 갈린다. 외곽에서는 매물증가가 거래로 이어진 반면 강남권에서는 매물만 쌓이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런 흐름은 지표로도 확인된다. 3월 기준 외곽지역 매물 흡수율은 107.1%로 신규매물뿐 아니라 재고까지 함께 소진되는 '소진 우위' 단계에 들어섰다. 같은 기간 핵심4구(강남3구+용산구)는 16.6%에 그쳤고 재고 회전율도 외곽(9.55%)이 핵심4구(2.31%)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지역별 편차도 상당하다. 강북구와 종로구는 흡수율이 200%를 넘어서며 신규매물을 넘어 재고까지 빠르게 소진되는 흐름을 보였고 중랑·구로·강서구 등도 100%를 크게 웃돌았다. 매물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거래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한강벨트인 양천구(54.4%) 영등포구(50.7%) 마포구(46.3%) 동작구(44.0%) 등은 강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래가 활발했지만 외곽권역처럼 재고까지 소진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반면 강남권은 매물증가에 거래가 한참 뒤지는 상황이다. 매수여력이 있는 수요층이 제한되면서 매물적체가 이어진다.

거래가 활발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 급등세도 나타났다. 강북구 미아동 '경남아너스빌' 전용 84㎡는 지난해 4월 7억3000만~7억5000만원대에 거래됐지만 약 11개월 만인 올 3월에는 실거래가가 8억7000만원(18층)으로 뛰었다. 현재 동일 단지 고층 매물 호가는 9억원 수준으로 형성됐다. 같은 지역 '꿈의숲롯데캐슬' 전용 59㎡는 실거래가가 지난해 10월 7억8000만원에서 약 5개월 만인 올 3월 9억원(7층)을 찍었다. 현재 동일 평형 매물은 사실상 소진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외곽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현재 시장은 가격대와 규제영향에 따라 수요가 이동하는 전형적인 분화국면"이라며 "5월 이후 세제와 규제방향에 따라 매수세가 이어질지, 관망으로 전환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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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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