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총선과 대선때 여권에 투표했던 내 손가락을 부러뜨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장모(55, 여)씨.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거친 얘기를 던진 그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목동 행복주택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대통령 당선 1년 기념일에 정부는 목동 주민들에게 커다란 선물을 선사했다"며 정부의 행복주택 지구지정 강행을 비난했다.
지난 19일 저녁. 목동 행복주택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에선 정부의 소통이 화두가 됐다. '정책 실무자 조차도 행복주택 지구지정의 핵심과정인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이날 열린다는 사실을 당일 아침에야 전해들었다'는 얘기가 전해지자 비대위원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반대주장을 묵살하고 통과시키기 위해 실무자조차 모르게 윗선(?)에서 날치기 계획을 세웠다는 추론이 쏟아졌다.
지금까지 정부의 행보를 보면 행복주택 건립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한 흔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공급 규모를 절반 가량 줄이고 지자체에 입주자 선정 권한을 위임하는 등 원안에서 상당부분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소통이다. 정부가 100여차례 지역 주민과 만남을 가졌다고 하지만, 정작 이해당사자인 주민들은 "인사 나눈 게 고작"이라고 말한다. 주민설명회 일정 역시 일방 통보하는 등 주민의 의견청취에 인색했다는 지적이 많다.
급기야 22일 양천구의 국회의원과 시의원, 관련단체들이 모여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앞으로 정부와 어떤 대화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부의 소통단절에 대화 거부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대화 단절로 적잖은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 당장 철도파업으로 막대한 비용부담과 인명손실을 봤다. 전경련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회적 갈등으로 발생하는 경제 손실이 연간 최대 246조원에 달한다. 손실 규모도 OECD 국가 중 터키에 이어 두번째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여당은 대통령의 소통 능력을 치켜세우기에 급급하다. 새누리당 지도부 중에는 "대통령이 SNS 댓글까지 외울 정도로 소통에 열심이다"고 할 정도다. 소통은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제부터라도 듣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