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이 도대체 왜 오르는지, 얼만큼 오를지 구체적인 내용도 없는데 바람만 잡고 있습니다. 심리적 효과만으론 더 이상 시장은 움직이지 않아요."
국내 내로라하는 부동산 전문가로 꼽히는 한 대학교수는 최근 구체적 이유없이 '기대감'만으로 가격 상승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말과 새해들어 발표되고 있는 부동산시장 전망들이 단순히 상승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만 심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난해에 정부가 발표한 크고 작은 4번의 대책에도 시장 반응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끝에 취득세 영구 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의 시장 활성화대책이 국회의 벽을 넘었지만 불안요소만 제거됐을 뿐 올해도 시장의 움직임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선제적 대응은 고사하고 정확한 진단에 의한 시장 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정치권은 정쟁을 벌이다 정책을 써야 할 타이밍을 놓쳤다. 그럼에도 서로 생색만 내고 있고 나타나지도 않을 효과를 홍보하는데 몰두해 있다. 시장이 정부 정책과 정치권을 불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선 부동산업계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을 비롯해 시내 곳곳의 공인중개사 대부분은 올 부동산시장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특히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기관이나 관련업체들의 분석이나 전망은 현실과 큰 차이가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0년 넘게 중개업을 하고 있지만 도대체 어디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가격이 되살아났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며 "신문이나 방송에선 좋아질 것이라고 연일 보도하고 있지만 전혀 모르겠다. 올해도 전반적으로 나아질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오랜 침체를 겪고 있는 부동산시장을 심리적 분위기만으로 반전시키는 것은 역부족이란 의견에는 학계나 연구계, 관련 시장 전문가나 참여자들 모두 공감한다.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시장을 반전시킬 대책마련은 시급하지만, 정부나 정치권은 모두 오럴해저드에 빠져있다. 이래선 정부나 정치권이 그토록 바라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은 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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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는 사이 전셋값 등 임대시장의 불안 요소는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1년 넘게 전셋값이 오르면서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정작 이들의 주거안정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집값 끌어올리기'에만 정책의 주안점을 둘 뿐,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나 전셋값 안정은 말 뿐이다.
정치권 헛발질도 계속되고 있다. 각자 현실성 떨어지는 내용을 관련 대안으로 내놓고 "서로 협조하지 않는다"며 대치하고 있다. 있는 정책도 감시를 소홀히 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은 왜 모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