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소득공제 받으려면 집주인에게 세금내라?

월세 소득공제 받으려면 집주인에게 세금내라?

송학주 기자
2014.01.28 09:04

'13월 보너스'라는 연말정산…월세소득공제 대상 늘었지만 현실에선 '그림의 떡'

- 집주인 과세표적 우려 부가세 10%등 요구

- 세입자 입장선 소득공제 포기가 되레 유리

/ 그래픽=강기영
/ 그래픽=강기영

 "월세소득공제를 신청하려면 부가가치세 10%를 집주인에게 내야 해요. 임대차계약서 작성시 부가세가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은 암묵적으로 소득공제를 받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죠. 물건 살 때 부가세가 붙는 것과 마찬가지죠." (서울 동작구 상도로 인근 H공인중개소 관계자)

 '13월 보너스'로 불리는 연말정산이 시작되면서 월세 세입자들의 소득공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올 연말정산부터는 월세소득공제가 월세 납부액의 40%에서 50%로 인상되는 등 세금 혜택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현실에선 집주인들이 "부가세 10%를 내라"는 등 무작정 공제를 받았다간 소득공제액보다 월세 인상 부담이 더 늘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세입자가 소득공제를 신청하면 집주인들은 월세소득 자체가 과세표적이 되는 만큼 늘어난 소득세를 세입자에게 전가시키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제로 전체 월세가구 중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가구는 2.7%에 불과해 정부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집주인들의 월세 임대수익에 대한 탈세·탈루가 만연하다는 방증이다.

 28일 국세청에 따르면 2012년 월세소득공제를 신청한 세입자는 9만3470명으로 전년(1만4810명)에 비해 6.3배 증가했다. 크게 증가했다곤 하지만 국내 월세가구(349만가구, 2010년 통계청 조사)에 비해선 2.7% 수준이다.

 최근 월세가구가 크게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세제 혜택을 받는 월세가구 비율은 더욱 낮을 것으로 추산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도 개선이 있지 않는 한 월세소득공제의 실효성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월세 세입자에게 혜택을 주려면 월세를 지불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데 동시에 집주인의 세원이 노출돼 집주인은 페널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목돈 안드는 전세' 제도가 집주인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줬음에도 활성화가 안된 이유와 같다"고 지적했다.

 송영신 한국1인가구연합 변호사는 "현재 소득공제대상 여부가 구분돼 있는 세법을 개정해 모든 세입자에게 소득공제를 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기존 대상에 공제율 10%를 늘리는 정도의 혜택 확대는 '립서비스' 수준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세입자는 32만원 '공제받고' vs 집주인은 273만원 '내고'

 현행법상 월세소득의 경우 2주택 이상 보유자를 기본으로 하지만 기준시가가 9억원을 넘으면 1주택자라도 과세대상이 된다. 하지만 임대사업자 등록이 의무화돼 있지 않다보니 통계자료가 불명확해 다주택자라도 임대소득을 신고하지 않으면 정부가 전수조사를 하지 않는 한 확인할 수 없다.

 만일 세입자가 월세소득공제를 받게 되면 집주인 소득이 노출돼 과세표준에 따라 월세액의 적게는 6%에서 많게는 38%까지 소득세를 내야 한다. 이를테면 연봉 4000만원 직장인이 매달 60만원 연 720만원의 월세를 냈다면 집주인은 월세소득에 대해 43만2000~273만6000원의 소득세를 내야 한다.

 이에 비해 직장인이 돌려받는 환급액은 32만2000원 수준이다. 특히 집주인이 무소득자로 신고해 배우자 등의 부양가족공제를 받아온 경우라면 세금은 더욱 많이 부과된다.

 배우자나 자녀의 연말정산 때 부양가족공제대상에서 제외되고 건강보험·국민연금보험료 등도 늘어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주인들은 세입자가 월세소득공제를 못하도록 임대차계약서상에 특약으로 넣기도 한다. 결국 세입자 입장에선 소득공제를 받지 않는 게 훨씬 이득이어서 신청을 꺼린다.

 납세자연맹 관계자는 "월세소득을 신고하지 않는 집주인은 세입자가 월세소득공제를 받으면 과거에 누락한 소득세를 소급해 추징당할 수 있음을 우려한다"며 "세입자 역시 집주인과 얼굴을 붉히기보다는 월세 동결을 선택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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