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개발 무산 후폭풍…시세조사 중단된 서부이촌동 5개단지
- 신규대출·상황유예 등 시중은행 금융지원 막혀
- 서울시 현장지원센터 실적 미미… 경매도 속출

"이제 신규대출은 물론 대출원금 상환유예도 안된다네요. 이 동네사람들 모두 신용불량자가 된 거죠. 놔뒀으면 그냥 살았을 텐데…."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가 구역해제됐지만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악몽은 여전하다. 지역 아파트시세 조사도 중단돼 시중은행에서 금융지원도 못받는 실정이다. 서부이촌동에는 대림, 북한강성원, 동원베네스트, 중산시범1차, 시범아파트 등 5개 단지가 있지만 모두 조사된 시세가 없다.
시중은행에서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기 위해선 한국감정원이나 KB부동산알리지 등에서 해당 아파트시세를 확인하고 대출한도를 정한다. 하지만 서부이촌동의 이들 아파트는 부동산가치 평가 자체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용산철도부지 해제 이후 거래가 없는 데다 있더라도 정상거래로 볼 수 없어 시세를 제공하지 못한다"며 "지난해 9월부터 시세 파악을 중단했다. 용산개발에 대한 새로운 계획이 나오면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들의 경우 이들 아파트시세를 공개하긴 하지만 정확한 시세라고 보기 어렵다. 현재 부동산114에 올라와 있는 대림아파트 전용면적 59㎡의 시세는 8억~8억6000만원.
하지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사이트엔 해당 아파트의 올 1월 거래 신고가격이 4억8500만원으로 돼 있다. 인근에 위치한 은행 관계자는 "주민들은 신규대출을 받게 해달라고 요구하지만 시세 자체가 없으니 상담만 하고 돌려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지난해 서울시는 국민은행에 시세공지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실사단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시세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감정업계에도 감정평가를 요청했지만 대부분 이를 거절했다는 게 서울시 측의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무래도 가격에 민감한 지역이고 이전 시세와 새로운 시세가 확연히 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쉽사리 측정하기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와 별도로 주민들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융지원'을 하지만 효과는 미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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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구역해제 발표 직후부터 용산구 이촌2동 주민센터에 현장지원센터를 마련, 저금리 이자 대체상환과 원금상환 유예 등을 상담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현재까지 이뤄진 상담은 총 40건에 그친다. 그나마 실제 금융지원이 성사된 건수는 10건에 불과하다.
기존 받은 대출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아니면 지원받을 수 없고 이들 은행을 이용하더라도 지원대상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서울시와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지원 대상자는 신용불량자가 아니면서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해당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시범아파트와 중산아파트의 경우 토지의 법적소유권이 서울시로 돼 있어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상담실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엔 금융지원을 받기 위해 현장지원센터를 방문하는 상담자도 거의 없다. 지원받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을 알아서다.
성원아파트 입주민 김모씨는 "서울시가 현장지원센터라고 만들어놨는데 실제로 필요한 이득을 주는 것은 없다"며 "그냥 동네사람들 분풀이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가 요구하더라도 은행규정상 지원이 모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