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빚 내서 집사란 말 좀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현 정부 출범 후 야심차게 내놓은 잇단 부동산대책을 살펴보면 왠지 국민의 대다수가 주택 소유자인 것 같다는 착각을 한다. 주택금융공사 조사결과 우리나라의 자가비율은 해마다 낮아져 지난해엔 전체의 49.6%를 기록했고 임대가구는 50.4%를 차지했다. 집주인과 세입자 비율이 역전된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전·월세시장 안정화 대책이라면서 엉뚱하게도 집 살 것을 강요하는 조치에 힘을 쏟는다. 그러면서도 전세자금 대출을 확대하고 관련 조건을 완화해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 결과는 전세가격 수직상승이란 부작용으로 나타났다. 거래가 늘고 집값이 올라 대책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도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5%를 넘어섰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13년 만에 60%를 돌파했고 일부는 90% 넘기도 한다. 정부의 뜻대로(?) 아파트 전세자금 대출잔액은 4년 만에 3배 늘었다.
그렇다면 매매수요가 늘었을까. 그렇지도 않다. 지난해 KB금융그룹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전세시장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세가구는 꾸준히 감소하는 실정임에도 이들의 대부분은 주택매매로 전환하기보다 월세가구로 편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현 부동산시장이 임대시장을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어떠한 매매활성화 대책도 전세의 매매전환 효과는 극히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전셋값은 못잡고 집값만 자극하는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주택만 있으면 목돈을 챙기던 시절은 사실상 끝났다. 때문에 최근 젊은층 사이에선 주택 구입이 꼭 필요하지는 않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오히려 다른 소비를 늘리겠다는 의식이 더 강하다. 주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하고 있음에도 정부의 부동산 인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제는 전세난이 나타나는 원인을 재검토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 더 이상 주택가격 상승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부족한 전세시장 수급을 안정화하는 정책도 함께 나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