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과세 대상인 15억원 이상 아파트 전국 9655가구…전체의 0.09% 불과

정부가 '2·26 전·월세대책(세입자대책)'의 보완조치로 은퇴자 등 소액(연 2000만원 이하) 월세 수익으로 살아가는 집주인들의 세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과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2주택자 전세 임대소득자도 세금을 내도록 했다. 기존엔 3주택자 이상만 해당됐다.
시장에선 집주인들의 전세 기피현상으로 전셋값이 폭등할 것이라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전세금에 대해선 간주임대료를 적용하기 때문에 정부가 고가로 기준 삼는 9억원도 거의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큰 실효성이 없는 정책이란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다.
◇보증금 9억원 이상 0.25%인데 전셋값 폭등한다고?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2월 말 기준 9억원 이상 보증금을 받는 전세아파트는 전국 1만7155가구로, 전체 아파트 전세 가구수(685만354가구)의 0.25%에 불과하다.
전셋값 9억원인 경우 세 기준을 적용하면 간주임대료 1044만원(이자·배당수입금액 제외)에 필요경비(60%)와 분리과세(16%)를 감안하면 연간 58만4640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이때 다른 소득이 없다면 임대소득공제 400만원도 주어져 내는 세금은 연간 2만4640원이다. 그동안 안내던 세금을 내야 하니 집주인 입장에선 불만이 클 수 있지만, 전세금에 비해선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다.
게다가 보증금을 은행에 저축해 놓거나 다른 투자처에 투자해 이자·배당수입금액이 있다면 간주임대료에서 제외시켜줘 실제 내는 세금은 거의 없다.
분리과세가 적용되지 않아 이번 대책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보증금 15억원 이상 전세가구는 극히 미미하다. 한국감정원이 모니터하고 있는 전국 1092만4714가구의 아파트 가운데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9655가구(0.09%)에 불과하다.
이중 자가를 제외하고 전·월세주택만을 추려낼 경우 과세대상 가구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수십억짜리 전세주택에 고작 세금 몇 푼 내게 하는 게 무슨 큰 일인 것처럼 난리를 치고 있다"며 "현실성있게 적용하던지, 월세 소득과 마찬가지로 1주택자라도 9억원 이상이면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월세 납세기준 맞추려다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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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완조치에 전세 소득방식 개정이 추가된 이유는 월세 임대소득자와의 과세형평을 감안했다는 게 정부 논리다. '2·26대책'에서 월세 소득자에게 주어진 2주택자 2000만원 이하 분리과세를 전세에도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월세와 전세는 임대료 산정방식이 달라 똑같이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3억원 이상에 대해서만 간주임대료(2.9%)를 적용하기 때문에 현실에선 전세보증금이 8억7471만원이어야 연간 임대료 1000만원짜리 월셋집과 같다. 월세 기준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다보니 형평성이 크게 떨어지는 대책이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월세는 2주택 이상 보유자가 1주택 이상 임대하는 경우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전세는 3주택 이상 보유자에 한해 보증금 총합이 3억원이 넘는 것에 대해서만 부과하고 있다. 심지어 전용면적 85㎡이하이고 기준시가 3억원 이하는 주택수 산정에서 제외시켜 준다. 애초부터 월세와 전세는 다른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했던 것이다.
한 세무 전문가는 "현실에선 전세소득과 관련 과세대상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도 없을 뿐더러 실제 세금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최근 늘어나는 일부 반전세(전세+월세) 임대사업자의 경우 이같은 상황을 악용해 전세로 신고, 월세 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