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재건축 결의 취소 판결받은 가락시영아파트 가보니…

"현재 추가분담금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법원 판결까지 악재로 겹쳐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요. 급매물로 내놓겠다는 집주인들도 늘었구요. 올해 초만 해도 이주가 마무리되고 연내 분양된다는 소식에 한달에 50건 이상 거래됐는데 지금은 매물만 쌓이고 있네요."(서울 송파구 송파대로 인근 S공인중개소 대표)
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대법원이 2007년 당시 사업시행계획 결의에 문제가 있어 취소하라고 판결해서다.
이 때문에 올해 말로 예정됐던 일반분양이 미뤄지는 등 재건축 일정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불과 하루새 호가가 수천만원 떨어졌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얘기다.
◇가락시영 재건축 '끝나지 않은 분쟁'
지난 6일 대법원은 윤모씨 등 3명이 가락시영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낸 '사업시행계획 승인결의 무효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고법의 판단에 따라 재건축조합이 사업시행인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조합측은 지난해 7월 종 상향(2종→3종)후 총회를 통해 조합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 다시 사업시행계획을 결의했기 때문에 사업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법원이 판결한 2007년 사업시행계획 결의는 이번 사업과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소송을 낸 '행정소송자모임'은 새로 결의한 사업시행계획이라도 이전에 있던 계획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원칙상 다시 사업시행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지난해 의결됐던 사업시행계획과 관련해서도 무효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상으론 새 사업시행계획도 2007년 조합원 57.2% 찬성으로 통과된 사업시행계획 승인을 기초로 변경한 것이기 때문에 함께 취소되는 것이란 의견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변경된 사업시행계획도 형식상 변경을 한 것이어서 원 처분이 취소된 이상 변경 처분도 함께 취소된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거래가 두달새 5000만원↓…재건축 이슈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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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영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매매가은 연초보다 면적별로 2000만~5000만원 이상 떨어졌다. 실제 올 2월 5억3600만원에 실거래가 신고된 시영1차 40.09㎡(이하 전용면적)는 현재 4억8700만~4억95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와 있다. 시영1차 51.4㎡도 올 1월 6억59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6억원선에 매물로 나와 있었다.
가락시영1차 인근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달 조합측이 발표한 추가분담금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나오면서 현재 매물이 넘쳐나고 있다"며 "이번 법원 판결까지 재건축에 불리하게 내려지면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락시영아파트는 재건축 이슈에 따라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내렸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시영1차 40.09㎡는 2006년 1월 4억2500만~5억원에 거래되다 2007년 1월 5억8000만~6억원까지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사업시행계획 논란이 일면서 2009년엔 3억9100만~4억6000만원까지 2년새 2억원 이상 급락했다.
이후 2010년 다시 5억5800만~5억7000만원까지 회복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로 지난해 1월 4억5500만~4억8000만원으로 주춤하기도 했다. 올해 초엔 이주가 본격화되고 사업이 가시화되자 5억200만~5억4000만원으로 회복했지만 최근엔 다시 하락세다.
가락시영2차 인근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만약 이번 판결로 사업승인인가부터 다시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면 몇 년이 더 걸릴 지 기약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