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다투던 주민들 전기료 4600만원 아낀 방법은?

관리비 다투던 주민들 전기료 4600만원 아낀 방법은?

이재윤 기자
2014.08.05 06:21

[우리 아파트 '짱']<7>서울 종로구 '창신두산아파트'

[편집자주] |주택이 '사는'(buy) 집에서 '사는'(home) 집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특히 아파트 주거율이 50%를 넘으면서 층간소음 등의 문제가 불거지는 등 주거의 질 향상과 관련된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공동주택에서 벌어지는 각종 문제를 우리 아파트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우리 아파트 '짱']은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자랑할 수 있는 독자참여형 코너다. 에너지절약형시스템, 커뮤니티, 재능기부 등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의 우수성을 머니투데이에 제보하면 소개될 수 있다.
서울시 종로구 지봉로5길 7(창신동) 창신두산아파트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서울시 종로구 지봉로5길 7(창신동) 창신두산아파트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서울시 종로구 지봉로5길 7(옛 창신동) 창신두산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부 김모씨는 지난 6개월간 전기소비량을 10% 이상 줄여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상금 5만원을 받았다. 이 아파트는 6개월 마다 자체적으로 전기소비량을 확인해 감소량이 10% 이상인 가구에 상금을 주고 있다. 김씨는 "다른 것은 건드리지 않고 출근하면서 '밥솥코드'만 뽑았는데도 전기소비량이 감소했다"며 "전기료 아껴 받은 상금은 이웃들과 친목 도모하는데 쓰니 일석이조”라고 밝혔다.

서울 지하철 1·6호선 동묘앞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529가구 규모 창신두산아파트. 동대문시장 상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이 아파트는 에너지 절감 단지로 유명하다.

아파트 자체적으로 가구별 전기소비량을 줄이는 포상 제도를 도입하는가 하면 1주일에 한두 차례는 소등행사도 실시한다. 주민들이 직접 유지·보수 공사에도 나선다. 지난해에는 형광등을 LED로 바꾸면서 공용 전기사용량을 전년 대비 16만9000㎾ 가량을 절약했다. 금액으로는 약 4600만원으로 가구당 9만원 정도 아낀 셈이다. LED 설치비용은 한국전력공사와 자치구를 통해 지원받아 비용을 최소화했다.

동시에 전기공급계약 방식도 단지별로 부과하는 종합방식에 가구별로 산정하는 단일방식으로 바꿔 절약효과를 높였다. 덕분에 관리비 중 공용 전기요금은 기존 1만3000원 가량에서 7000원대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창신두산아파트 입주민의 99%는 종로구에서 시행하는 '에코마일리지'에도 가입해있다. '에코 마일리지'란 매달 전기·수도·가스요금 등 관리비를 비교해 감소폭이 큰 단지에 상금을 주는 제도다.

이 같은 노력으로 창신두산아파트는 지난해 관리비를 5% 이상 줄였고, 올해 서울시가 선정하는 ‘에너지 자립마을’에 뽑혔다. 에너지 자립마을에 선정되면 단지별로 1000만원 이내의 시 보조금이 지원된다.

창신두산아파트가 ‘에너지 자립마을’로 재탄생한 것은 주민들이 관리비를 개선하고자 머리를 맞댄 결과다. 관리비 문제가 불거지자 입주자대표회의는 주민들에게 관리비 구조를 설명하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함태순(49·사진) 창신두산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감사는 "관리비에 대한 불만으로 주민 간 갈등이 일어날 정도였지만 함께 고민하면서 관계가 많이 개선됐다"며 "관리비도 줄이면서 이웃간 정도 나누게 돼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뭉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은 단지 내 문고(책방)에서 이뤄졌다. 30~40대 주부들 15~20명이 모여 주민들과 소통창구로 조성했다. 문고에서는 '아나바다'나 실생활에 필요한 친환경제품을 함께 만드는 행사 등을 개최하기도 한다.

함 감사는 "사실 10년 넘게 살았지만 3년 전만해도 주민들끼리 대화도 없고 누가 어디 사는지 전혀 몰랐다"며 "예전엔 주민 간에 갈등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지만 요새는 크게 얼굴 붉힐 일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해당 단지는 입찰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해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발코니에 '미니태양광'을 설치하기 위해 주민공청회를 개최하고 의견을 반영해 최종 설치업체를 선택했다.

통상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결정되는 일이지만,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개하니 오해도 생기지 않고 오히려 더 일이 수월했다는 게 함 감사의 설명이다. 그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많이 참여해 주면서 아파트가 조금씩 살기 좋아지고 있다"며 "다만 여전히 무관심한 주민들도 많지만 매년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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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이재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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