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외국자본, 공실률 높은 오피스까지 사재기 왜?

[단독]외국자본, 공실률 높은 오피스까지 사재기 왜?

임상연 기자
2014.10.29 06:46

싱가포르 큰손 공실 우려에도 올리브타워에 3500억 베팅…구분소유·준공전 빌딩도 적극 매입 '장기투자'

외국자본이 서울시내 대형 오피스빌딩을 사재기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안정적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우량 오피스빌딩은 물론 공실이 많아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물건이나 구분소유 물건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기피하는 오피스빌딩까지 경쟁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29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올리브타워(사진)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도이치자산운용을 선정했다. 매매가격은 3.3㎡당 1900만원대로 총 3500억원 정도다. 도이치자산운용은 취득세 부담을 고려해 연내 부동산펀드를 설정하고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부동산펀드의 주요 투자자는 싱가포르 기관투자가다.

지하 7층~지상 23층, 연면적 5만9396㎡ 규모인 올리브타워는 지난해 주요 임차인인 KDB생명의 사옥이전으로 공실이 대거 발생, 매각이 힘들 것으로 예상된 물건이다. 최근 중국 IT(정보기술)업체 한국화웨이 등 신규 임차인이 입주했음에도 공실률이 50%에 달한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올리브타워 전경.
서울 중구에 위치한 올리브타워 전경.

외국자본은 국내기관들이 투자를 기피하는 구분소유나 준공 전 오피스빌딩 매입에도 적극적이다. 대표적 물건이 중구 다동의 한국씨티은행 본점과 신세계건설이 종로구 청진8지구에 짓는 신축빌딩이다.

싱가포르 '큰손' ARA의 인수가 유력시되는 한국씨티은행 본점(지하 6층~지상 20층, 연면적 3만9624㎡)은 씨티은행(지분 81%)과 부동산임대업체 대견기업(19%)이 각각 지분을 보유한 구분소유 물건이다. 최근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씨티은행 지분으로 대견기업은 매각의사가 전혀 없는 상태다.

구분소유 물건은 상대적으로 매각이 힘들 뿐 아니라 프리미엄도 기대하기 어려워 국내기관들은 나서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ARA는 업계 예상을 크게 웃도는 2000억원대 가격을 제시하는 등 인수의사를 적극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진8지구 신축빌딩(지하 7층~지상 24층, 연면적 5만1751㎡)은 지난 4월 준공 전 이미 독일 부동산펀드에 팔렸다. 매매가격은 3.3㎡당 2200만원가량으로 총 매각대금은 3500억원 정도다. 공급과잉으로 공실 우려가 큰 상황에서 임차인 확보도 안된 준공 전 오피스빌딩이 매매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처럼 외국자본이 투자위험이 큰 오피스빌딩까지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이유는 투자전략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란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글로벌 저금리 기조로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된 것도 이유로 꼽힌다.

한 부동산컨설팅업체 관계자는 "국내기관들은 투자기간이 3~5년 정도로 짧고 안정적인 임대수익만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이에 반해 외국자본은 7년 이상 장기적인 안목에서 안전자산에서부터 고위험·고수익 자산까지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기 때문에 단기적 위험보다는 저가에 사들여 가치를 높이는데 신경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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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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