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토부, '부실 건설기업' 찾기에 국세청 정보 활용

[단독] 국토부, '부실 건설기업' 찾기에 국세청 정보 활용

세종=김지산 기자, 김평화
2014.12.05 05:55

국토부 "부실기업 퇴출 위한 것"…국세청 "과세목적 아니면 불가"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국토교통부가 자본잠식 건설업체 등 부실기업 퇴출을 위해 국세청 정보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상대로라면 업체들이 3년마다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자료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 부실기업 퇴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5일 "국세청에 건설기업들의 재무정보를 주기적으로 공유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요구한 자료는 기업들이 매년 법인세 세액을 신고할 때 첨부해 제출하는 재무제표로 총자산과 자기자본, 자본금 등이 명시된 대차대조표다.

국토부 계획대로 되면 매년 건설기업들의 대차대조표를 파악해 자본금 기준에 미달하는 업체를 골라내고 영업정지나 면허취소 등 처분이 가능해진다. 규정상 종합건설업체는 5억~24억원, 전문건설업체는 2억~20억원의 자본금을 보유해야 한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건설업체는 3년 주기로 건설협회 등에 자본금 현황을 신고해야 한다. 3년에 한 번만 신고하면 되기 때문에 신고시기에 졸속으로 기준을 맞춰놓고 2~3년을 버티는 업체들이 다수일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1~2년 주기로 실태조사를 벌이긴 하지만 이것만으론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업체들이 3년에 한 번 신고할 때마다 약 15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드는데 신고주기를 줄이기보다 국세청에 신고한 내용을 토대로 조사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회에서도 관련법이 이미 발의됐다. 국토교통위원회 김성태 의원(새누리당)이 지난 9월 제출한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에는 3년주기 신고제도를 폐지하고 국세청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돼 있다.

감사원 감사연구원도 국세청의 역할을 주문한 바 있다. 2012년 작성된 '시공능력평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서 연구원은 국세청 시스템과 건설산업정보센터(KISCON) 시스템을 연계해야 하며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키를 쥔 국세청은 부정적이다. 국세청은 국세기본법상 비밀유지조항을 들어 정부기관이라 해도 국세 부과와 징수를 위해 취득한 자료를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토부가 자료를 요구하는 목적은 과세가 아닌 기업을 퇴출시키려는 것"이라며 "정부업무 때문이라고 해도 개인이나 법인 동의 없이 정보를 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2002년부터 3년단위 '주기적 신고제도'를 도입, 영업정지 및 퇴출 등 행정처분을 진행해왔다.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를 통틀어 2012년 6303곳, 2013년 1만5곳이 영업정지되거나 퇴출됐다. 올해는 건설산업정보센터의 '부실업체 조기경보시스템'을 활용해 자본금 기준미달 의심업체 1만2461개사를 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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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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