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학가 '불법건축물' 조사만하는 서울시

[기자수첩]대학가 '불법건축물' 조사만하는 서울시

송학주 기자
2014.12.09 07:41

지난달 중순 서울의 한 대학가 주변 '불법건축물'로 적발된 건축주가 직접 기자를 찾아왔다. 머니투데이가 10월 초쯤 기획보도한 '나몰라라 스튜던트푸어' 기사의 사례로 적발돼 해당 구청으로부터 이행강제금이 부과됐다면서 나름의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서다.

건축주는 "근처에도 불법으로 지은 건축물이 수두룩한데 왜 나만 걸리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처음 공사할 때 설계·시공업자가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해서 무리하게 대출받아 지었는데 지금 와서 1억원에 가까운 이행강제금을 내라니 나 역시 피해자"라고 하소연했다.

건축주 말대로라면 걸리지만 않았을 뿐이지 대학가 주변에 '방 쪼개기' '고시원 개조' 등 불법건축물들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원룸, 다가구주택 건축주들이 임대수입을 늘리기 위해 구조물을 불법으로 증·개축해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른다.

실제 지난달 19일 대전 서부경찰서는 다세대주택 건축주 22명과 건축사 12명, 공사시공자 6명 등 40명을 건축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그들은 대학가 주변 다세대주택을 시공한 뒤 건물 사용승인이 떨어지면 내부에 벽을 추가로 설치하고 방을 더 만들어 임대수입을 늘린 혐의다.

앞서 세종시 역시 올 8월 준공한 뒤 가구수를 쪼개는 등의 편법을 쓴 다가구와 다세대주택 23건을 적발했다. 대학가 주변의 불법 개조된 원룸은 복도가 좁고 방이 오밀조밀 배치돼 있어 사고위험이 높고 주변 골목길의 주차난까지 유발한다.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자 서울시 역시 10월 초 대학가 주변의 불법건축물을 근절하기 위해 관련 실태조사와 함께 시내 각 구청에 점검계획을 보고토록 하는 내용의 공문을 하달했다.

하지만 공문이 하달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행 인력으로 건축물 하나하나 전수조사를 하지 못하니 불법건축물을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각 구청에서 실태조사와 함께 적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접 찾아온 건축주는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그는 "의지가 없을 뿐이지 적발하고자 한다면 손쉽게 불법건축물인지 알 수 있다"며 "건축승인을 내줄 때부터 시공업자들과 구청 공무원들이 한통속"이란 얘기까지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