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집'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방치된 빈집은 자원낭비를 초래하고 도시미관을 해치는 동시에 청소년의 탈선장소가 되거나 범죄의 온상이 될 우려가 있다.
빈집의 종류는 임대용이나 매매용주택, 별장 등 세컨드하우스, 기타 주택 등으로 나뉜다. 주로 빈집문제라고 하면 기타주택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현상을 말한다. '기타주택'이란 흔히 이사나 입원 등 거주자가 부재중으로 오랫동안 방치된 집을 말한다.
일본은 이미 빈집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2013년 주택토지통계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820만가구가 버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수의 13.5%를 차지한다.
이중 완전히 방치돼 사회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기타주택은 320만가구로 전체 주택재고의 5.3%나 된다. 고령화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일본의 빈집은 늘고 있다. 혼자 사는 고령자가 병원이나 복지시설에 들어간 후 그대로 집이 방치되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빈집 은행'을 운영한다. '빈집 은행'은 빈집 관리와 임대알선 등을 해준다. 일본에는 600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빈집 은행을 운영하고 2010년부터는 '빈집의 적정관리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조례에는 집주인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공공기관에서 리모델링 지원이나 관리 등을 도와주고 상황에 따라 철거 등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빈집이 사유재산이지만 방치된 빈집으로 인해 주변 지역이 슬럼화되거나 또 다른 사회문제 야기를 막는다는 취지다.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한국도 일본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체 주택의 약 5%가 빈집으로 추정된다. 앞서 말했듯이 빈집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현상은 소유자의 개인적 문제가 아닌 부동산시장과 지역문제로 연결되는 부의 외부효과를 초래한다.
필요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시의적절한 주택정책이 필요하다. 물론 획일적인 정책수단으로 빈집 상태를 일거에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개별적인 사정에 맞는 적절한 정책수단의 조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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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달 빈집을 활용한 주거지 재생으로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서울시내 빈집은 정비사업구역 4000가구, 정비사업해제구역 8000가구, 일반지역 3000가구 등 1만5000가구로 추정된다.
6개월 이상 방치된 아파트나 단독주택 등을 입지여건과 주택품질을 기준으로 임대주택으로 개·보수해 저소득층에게 제공하는 정책이다. 개·보수 비용 중 최대 2000만원은 서울시가 지원하고 나머지 비용은 2%대 이자로 저렴하게 빌려준다.
임대주택 공급과 전세난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고려되는 빈집 프로젝트는 도시재생과 방치된 재고주택에 새로운 활력과 방향을 모색한다는 의미에서 바람직해 보인다. 빈집문제와 관련해 처음으로 내놓은 대책이란 면에서도 의의가 있다.
하지만 빈집문제에 대한 대책은 이제 시작단계다. 빈집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과 발생한 빈집을 활용하기 위해선 빈집에 관한 정보수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인구주택총조사와 농림어업총조사에서 빈집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빈집을 복지시설, 집회장, 점포, 문화시설 등으로 용도변경해 주택 이외의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빈집문제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기 전에 일본을 반면교사삼아 발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