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 경매' 인기몰이 "작은 섬 하나에 1억…"

'무인도 경매' 인기몰이 "작은 섬 하나에 1억…"

송학주 기자
2016.04.14 05:01

전국 무인도 2421개 중 2271개 개발가능…민간소유도 1270개

인천 강화군 서도면 주문도리 '은염도' 현재 모습. / 사진제공=대법원
인천 강화군 서도면 주문도리 '은염도' 현재 모습. / 사진제공=대법원

# 지난달 21일 인천 강화군 서도면 주문도리 임야 3만7091㎡가 경매에 나와 감정가(2억3367만원)의 56%인 1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이 눈길을 끈 건 저렴한 가격보다 '무인도'라는데 있다.

관광지로 유명한 강화도 석모도의 남서쪽 민모루 해수욕장에서 바닷길로 5.5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은염도'란 사람이 살지 않은 섬이다. 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오갈 수 없고 돌과 나무밖에는 없어 관광객들도 그냥 눈으로 보고 지나치는 섬이다.

무인도가 개인 소유의 토지라는 것뿐 아니라 이 섬을 사서 개발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일부 경매 컨설팅 업체는 석모도와 연계해 관광지로 개발할 수도 있고 '나만의 멋진 성'으로 꾸밀 수 있다고 광고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섬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일까.

최근 법원경매 시장에서 '무인도'가 유망 투자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수십대 1의 경쟁률뿐 아니라 감정가보다 몇 배나 높은 가격에 낙찰받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무인도 개발 규제 완화에 힘입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1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정부가 관리 중인 전국 무인도 2421개 중 절대보전 지역을 제외한 약 94%에 해당하는 2271개 섬에서 개발계획 허가만 받으면 주택건축이나 선착장 건설 등 다양한 개발을 할 수 있다. 이중 절반이 넘는 1270개가 민간 소유다.

무인도는 관련법에 따라 △절대보전 △준보전 △이용가능 △개발가능 등 4가지 관리 유형으로 나뉜다. 과거 절대보전·준보전의 경우 개발은 물론 섬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제한돼 있었지만 지금은 환경오염이나 난개발 문제만 없다면 개발사업계획 승인을 받고 개발할 수 있다. 무인도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도로와 항만시설 등의 건설에 소요되는 경비를 정부나 지자체에 요청할 수도 있다.

'은염도' 역시 준보전지역으로 원칙적으론 개발이 가능하다. 다만 강화갯벌 및 저어새번식지로 현상변경허가 대상구역으로 개발에 제한이 따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인천 강화군 서도면 주문도리 '은염도' 위치도. / 자료제공=네이버캡처
인천 강화군 서도면 주문도리 '은염도' 위치도. / 자료제공=네이버캡처

지난 4일엔 전남 장흥군 '장재도'에 위치한 임야 3142㎡가 감정가(1362만원)의 6배가 넘는 8771만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10월 첫번째 경매에서 41명이 경쟁한 끝에 1억1110만원에 낙찰됐다가 잔금을 내지 않아 또다시 경매가 진행된 것이다.

이 땅이 속한 장재도는 길이가 1.2km, 폭이 500~900m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수백년전 정승이 살기도 했던 이 섬은 1957년 인공방조제가 건설된 이후 육지와 연결돼 통행이 자유롭다. 이 땅 역시 준보전산지로 개발이 제한되나 관광·휴양개발진흥지구로 묶여 있어 개발이 용이하다.

무인도 경매는 그동안 100여건이 진행됐다고 알려졌다. 이중 감정가가 가장 높게 책정됐던 무인도는 인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에 위치한 '상공경도'로 감정가격은 21억6400만원이었다. 20만5983㎡ 면적의 이 섬은 2009년 6월 경매에 나와 1회 유찰 뒤 감정가격의 71%인 15억1500만원에 한 개인에게 낙찰됐다.

가장 고가에 낙찰됐던 무인도는 2010년 10월 전남 진도군 진도읍 산월리 산151에 위치한 '작도도'로 감정가는 12억9500만원이었으나 1회 유찰 뒤 감정가의 131%인 17억원에 낙찰됐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는 "최근 규제가 완화됐다고 하지만 섬은 육지와 달리 특수물건으로 분류될 정도로 수요층과 관심이 많지 않아 거래가 쉽지 않다"며 "실수요라 하더라도 문화재 보호구역나 생물권 보전지역, 천연보호구역 등 각종 법률에 따른 중첩된 개발 규제도 잘 알아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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