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불' 깜빡이던 '노른자땅' 마곡…다시 '파란불' 켜지나

'노란불' 깜빡이던 '노른자땅' 마곡…다시 '파란불' 켜지나

엄성원 기자
2017.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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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부동산]롯데 이어 LG연구소 입주…전·월세, 오피스텔 수요 회복 기대

마곡 엠밸리 7단지/사진=엄성원 기자
마곡 엠밸리 7단지/사진=엄성원 기자

LG사이언스파크, 롯데R&D센터 등 기업체 입주가 이어지면서 서울 마곡지구 부동산시장도 반등 채비에 나섰다. ‘6·19 부동산 대책’ ‘8·2 부동산 대책’ 등 잇따른 규제에 멈춘 시세 상승이 대표 단지를 중심으로 재개되는가 하면 물량부담이 커진 전·월세 임대시장도 거래가 늘며 안정을 되찾아가는 모습이다.

마곡지구는 ‘서울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란 별칭을 갖고 있다. 이 지역은 대기업 연구소를 비롯한 업무·문화·상업시설과 함께 주거단지가 동시에 개발되고 있다. 지하철5·9호선에 공항철도까지 접근성도 뛰어나다. 지구가 위치한 마곡동을 제외한 나머지 강서구 지역에 신축보다 구축 아파트가 많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현재 ‘엠밸리’(M.VALLEY)란 명칭이 붙은 마곡지구 아파트는 총 14개(2개 단지 입주 대기)로 모두 완공 후 5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LG사이언스파크/사진=엄성원 기자
LG사이언스파크/사진=엄성원 기자

든든한 배후 수요에 교통 편의, 발전 가능성 등으로 마곡은 서울 서남권에서 가장 ‘핫’한 부동산시장으로 꼽힌다. 13일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마곡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이하 3.3㎡당 가격 기준)는 2112만원으로 서울 강서구 전체 평균(1670만원)을 약 26% 웃돈다. 평균치로만 따지면 양천구(2039만원)나 마포구(2076만원)보다 집값이 비싸다.

 

가양동, 방화동, 공항동 등 인접한 행정동과의 시세 차이도 상당하다. 마곡동과 맞닿은 지역의 평균 아파트 시세를 보면 내발산동이 1907만원(이하 3.3㎡당 기준)으로 가장 높고 이어 △가양동 1739만원 △등촌동 1624만원 △방화동 1432만원 등의 순이다. 특히 마곡동과 김포공항 사이에 위치한 공항동은 3.3㎡당 평균 시세가 1360만원에 불과하다.

 

이처럼 시세 차이가 벌어진 것은 고도 제한 등으로 주변 지역 개발이 정체한 사이 마곡동 부동산시장이 새 아파트 입주와 개발 수요를 발판 삼아 질주를 거듭한 때문이다.

 

2014년 입주를 시작한 ‘마곡엠밸리1단지’ 84㎡의 경우 지난 7월 8억1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4억원대 초반이던 입주 당시 매매가에 비해 2배 가까이 뛴 가격대다. ‘엠밸리6단지’ 같은 평형대 역시 2014년 입주 때 4억5000만~4억7000만원이던 매매가가 지난달 현재 7억9000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잘 나가던 마곡 부동산시장도 정부 규제 여파를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다. 역대급 강도로 평가받는 8·2대책이 발표된 후 마곡 부동산시장에도 ‘일시 정지’ 신호가 떴다.

 

무엇보다 강서구가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된 게 직격탄이 됐다. 8·2대책은 서울 전역과 과천, 세종시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동시에 이중에서도 집값 오름세가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강서구 등 서울 11개 자치구와 세종시를 투기지역으로 묶었다.

 

8·2대책 발표와 동시에 마곡동 부동산 거래는 급감했다. 매수세가 주춤해지자 잘 나가던 시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던 가격·물량부담도 불거졌다. 일부 단지에서 시세보다 1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급매물이 나왔고 덩달아 전세가도 흔들렸다.

 

실제 ‘마곡힐스테이트’ ‘엠밸리7단지’ 등에서는 8·2대책 직후 이전보다 1억~2억원 하락한 가격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엠밸리7단지 114㎡는 지난 8월말 9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7월말 기록한 최고가 11억원에 비해 1억5000만원 빠진 가격이다. 마곡힐스테이트도 7월 7억5000만원까지 뛴 가격이 8월 6억8000만~7억원까지 후퇴했다.

 

마곡동 M공인중개소 관계자는 “8월 한 달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며 “급매물 외에는 팔겠다는 매물도 사겠다는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마곡동 아파트 매매거래는 지난해 8월 44건에서 올 8월 19건으로 반토막났다. 같은 기간 강서구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가 868건에서 913건으로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과는 반대 상황이다.

 

롯데 R&D 센터/사진제공=롯데그룹
롯데 R&D 센터/사진제공=롯데그룹

하지만 마곡의 부진은 길게 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LG사이언스파크를 비롯한 주요 기업체의 입주가 본격화하며 반전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직장인 수요를 바탕으로 전·월세 임대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 마곡 부동산시장의 최대 난제로 꼽힌 오피스텔 매매가 하락도 일단락된 듯한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59㎡ 전세시세는 지난 8월 3억7000만~4억원에서 지난달 4억3000만원까지 뛰었다. 엠밸리7단지 84㎡ 전세가도 지난 6월 4억5000만원에서 8월 4억7000만원으로 올랐다.

 

지난달 ‘마곡럭스나인’ ‘필네이처’ ‘일성트루엘플래닛’ ‘티오피스텔’ 등 마곡동 오피스텔은 이전보다 300만~1000만원 오른 가격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거래 실종과 함께 매매가가 흔들린 상반기와는 정반대 양상이다.

 

마곡동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매는 아직 부진하지만 임대거래는 회복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기업체 입주가 빨라지면 임대에 이어 매매시장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귀띔했다.

기업 연구시설로는 마곡지구 내 최대규모인 LG사이언스파크가 이번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LG전자 연구인력들이 1차로 이번 연휴기간에 입주했고 이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의 연구조직이 연내 추가 입주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LG유플러스, LG CNS, LG하우시스 등의 후속 입주가 이어진다. 2020년 완공 때까지 8개 계열사가 입주할 계획으로 입주 완료시 LG그룹 계열사 인원 2만2000명이 상주하게 된다.

 

롯데그룹 식품·유통 계열사 연구·안전 인력이 총집결하는 롯데R&D센터는 이에 앞서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했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식품 계열사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등 유통 계열사 연구인력이 마곡센터에서 일하게 된다.

 

마곡지구에는 2020년까지 LG, 롯데, 코오롱, 이랜드, 삼진제약, 홈앤쇼핑 등 100여개 대·중견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에 따른 마곡지구 근무인원은 16만500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한 부동산투자컨설팅업계 관계자는 “마곡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지역”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기업체 입주 수요와 교통 편의 등 장점만을 보면 투자가 유망한 지역인 반면 그간의 시세 급등이나 단기 입주 집중에 따른 물량부담 등을 고려하면 접근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정부의 규제와 금리상승 등 악재 속에서 급등부담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투자자와 실수요자를 막론하고 단기보다는 장기 관점에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사가 한창인 마곡지구/사진=엄성원 기자
공사가 한창인 마곡지구/사진=엄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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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성원 건설부동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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