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문턱 낮춘 주택연금, 서울 아파트 85%가 대상…실가입은 '글쎄'

[단독]문턱 낮춘 주택연금, 서울 아파트 85%가 대상…실가입은 '글쎄'

유엄식 기자
2019.03.14 05:30

시세 14억 이하 108만가구 추산, 중대형 약 8만 가구 순증…서울, 수도권 인기지역은 가입자 크게 늘지 않을 듯

정부가 주택연금 가입조건을 시가 9억원에서 공시가격 기준 9억원으로 완화하면서 가입대상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가격이 많이 오른 서울 아파트 보유자가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을 약 70%로 가정하면 시가 14억원짜리 아파트 보유자도 주택연금을 신청할 수 있어서다.

 

이번 제도개편으로 서울 전체 아파트 가운데 85%가 주택연금 가입 대상이 될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 중심지나 강북 신축 역세권 등 시세 상위 15% 이내 단지를 제외한 대부분 단지가 포함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가격하락 국면에 빛을 보는 주택연금 특성상 단기간 실가입자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127만3373가구 중 85%인 108만1893가구가 시세 14억원 이하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한 시가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전체 68%인 86만8797가구였는데 이보다 21만가구 이상 늘어난 것이다.

 

중장년층 거주비율이 높은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시세 9억원 이하 11만9016가구, 시세 14억원 이하 19만4712가구로 연금 가입이 가능한 주택 수가 약 7만5000가구 확대된다.

 

정부는 주택연금 가입연령을 60세 이상에서 50대 중후반으로 낮출 예정이어서 실제 가입 대상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정부는 매월 받는 연금 수령액 상한선을 ‘시가 9억원’으로 유지키로 했다. 14억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해도 실수령액은 9억원 기준으로 산정된다는 얘기다. 현재 9억원 주택 기준 연령별 연금 수령액은 60세 178만원, 70세 268만원, 80세 338만원인데 기대수명 연장으로 실수령액이 줄어드는 추세다.

 

가입자 사망 시 주택처분 금액이 연금 지급액보다 많으면 잔여분은 자녀 등 상속인에게 돌아간다.

 

주택연금은 국가가 운용해 안정적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장점이 있지만 가입 시점 시세를 기준으로 월수령액이 결정돼 주택가격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정부가 수년간 홍보했지만 2010년 이후 누적 가입자가 6만명에 그친 이유다.

 

일각에선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하락 압력이 커져 주택연금 가입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시세하락은 재건축이 지연된 일부 강남권 단지가 주도하기 때문에 속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연금은 시세 하락이 우려되는 지방 거주자의 경우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 서울이나 수도권 주요 지역은 특별한 메리트가 없다”며 “가입대상을 확대해도 실제 가입자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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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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