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값 상승이 3040 무주택자의 실수요 매수에 따른 것이라는 시장 평가와 정면배치되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해 주택을 1채 이상 보유한 유주택자의 매수 비중이 더 높았다는 것인데, 향후 정부의 추가 대책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1만4117건)를 분석한 결과 무주택자의 매수 비중은 43.8%, 유주택자의 매수 비중은 56.2%로 각각 집계됐다. 업계의 관측과 달리 유주택자의 매수 비중이 더 높았던 것.
유주택자의 매입 비중은 주택 보유 수에 따라 △1주택자 42.7% △2주택자 7.1% △3주택 이상 6.4%로 조사됐다.

감정원은 그간 주택 매수자의 거주지나 연령대는 분석 결과를 매월 공표했으나, 매수자의 주택 보유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 집값 상승세가 실수요 외에도 투자 수요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이번에 처음으로 관련 조사를 진행했고, 분석 결과를 국토교통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식 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이번 조사결과는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에 실거주 목적의 수요가 아닌 투자(혹은 투기) 수요가 큰 영향을 줬음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감정원은 이번 분석 결과에 더해 지난해 연간 전체 서울 아파트 유주택자 구매 비중과 연령대별 주택 소유 여부 등에 대한 추가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또 서울 외에 대전, 대구 등 단기간 집값이 급등한 지역에 대해서도 이 같은 분석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한 12.16 대책 이후에도 외지인(外地人, 주소가 서울이 아닌 거주자)들의 서울아파트 매입량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12·16 대책으로 9억원 초과 고가주택 대출 규제를 한층 강화했지만, 현금 여윳돈이 많은 지방과 해외에 거주하는 ‘큰 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 1만4117건 중 매입자 주소가 서울이 아닌 ‘기타 지방’이 368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연중 최대였던 전월 거래량(2370건)보다 55% 증가한 것이며 월간 기준으로 2006년 11월(4873건) 이후 13년여 만에 최대치다.
자녀에게 아파트를 증여하는 사례도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1327건으로 전월(917건) 대비 약 45% 증가해 8월(1681건)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