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주먹구구' 분양가 상한제③

"작년에 둔촌주공이 분양됐더라면 올해 2·4 공급대책이 안 나왔을 수도 있다."(정부 관계자)
분양가격 상한제에 발목 잡혀 '후분양'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은 정부에서도 "빨리 보내고 싶은" 재건축 단지다. 총 공급물량이 1만2032가구에 달하고 일반분양 물량은 4841가구나 되기 때문이다. 3인 가족이 둔촌주공에 입주한다고 가정하면 3만~4만명이 거주하는 '미니 신도시'가 서울 복판에 생기는 셈이다. 공급효과로서는 '만점'이다.
"분상제가 공급을 위축시켜 결과적으로 주거안정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일부 수용해 정부가 택지비나 건축비 가산비에 대한 업계의 요구 사항을 일부 수용한다고 해도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분양가격 9억원 이하로 정해진 중도금대출과 특별공급 기준이다.
현행 대출제도 하에서는 중도금 대출을 받으려면 분양가격 9억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중도금 대출을 보증하면 은행이 대출을 해 주는데 이 기준이 분양가격 9억원이다. 둔촌주공을 예로 들면 분양가격이 평당(3.3㎡) 3700만원을 넘으면 30평대는 말할 것 없고 전용 59㎡(25평형)도 중도금대출 기준을 초과한다. 신혼부부 등이 선호하는 20평대 청약조차 중도금대출이 막혀 부자들의 현금잔치가 될 거라는 비판이 들끓을 수 있다.
실제 최근 수원 광교의 힐스테이트광교중앙역퍼스트 211가구 분양은 9억원 이하라도 중도금대출이 막혔는데 청약 경쟁률이 예상보다 3분의 1은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책임져야 하는 정부가 '평당 3700만원 이상' 분양가격을 현실적으로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신혼부부, 생애최초, 다자녀에게 돌아가는 특별공급도 분양가격 9억원 이하에 맞춰있다. 둔촌주공 분양가격이 평당 3700만원 기준으로 그 이하이면 특공물량이 1783가구가 나오지만 그 이상으로 책정되면 1037가구로 최소 746가구 축소된다. 분상제를 일부 손질해 둔촌주공 분양가격이 평당 3700만원 이상 올라가면 중도금 대출이 막히고 특공물량이 줄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분상제 개선은 대출과 특공 제도와 연계해 풀어야 한다.
정부는 집값 상승을 인정하면서 종부세 부과 기준을 1주택자 기준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올렸고 최근 중개보수 고가주택 기준을 9억원에서 15억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이 연장선상에서 분양가격 9억원으로 설정된 중도금 대출과 특공 기준을 현실화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