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1주택 정책의 함정③-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효과를 냈을까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의 과도한 시세차익을 막기 위해 양도세 중과 정책을 펴 왔지만 실제 전체 매매거래의 5%만 양도세 중과 '폭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 간 증여나 부모 자녀간 편법 증여 등으로 대다수 다주택자는 중과를 피해갔다. 대선 후보들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완화해 매물을 유도하겠다고 하지만, 3주택자가 2채를 팔아 손에 쥔 현금으로 다시 강남 아파트 1채를 사들이면 막대한 시세차익만 안기고 집값은 못 잡는 상황이 될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18일 키움증권이 국세청과 부동산114 통계를 이용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으로 양도세 중과가 적용된 매매거래 건수는 5만9600건이었다. 이 해 전체 매매거래건수 126만8000건 중 4.7%였다. 나머지 20만8400건(전체의 95.3%)은 일반세율이 적용된 1주택자 매매건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다주택자 주택이 전체 주택의 50%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주택자 매물이 극히 적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20년 2주택자 주택은 466만7900가구, 3주택 이상은 376만7343가구로 각각 전체의 28%, 22%에 달했다. 우리나라 총 주택의 절반을 갖고 있는 다주택자가 정작 시장에는 고작 5% 밖에 안 내놓은 셈이다.
양도세는 2020년 기준 규제지역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10%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20%포인트 가산했다. 그 해 정부는 7·10 대책을 발표하면서 "1년 지나면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30%포인트 인상"을 예고했다. 정부는 증여 우회를 막겠다며 7·10 대책 직후인 8월 증여취득세를 2주택자 8%, 3주택자 12%로 대폭 올리는 후속 대책도 내놨다. 양도세 중과 예고에 증여취득세 인상으로 다주택자 매물이 많이나올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으나 결과는 달랐다. 2020년 연간 다주택자 증여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찍었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양도세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는 공약을 내놨다. 매물 유도를 위해 중과를 유예하거나 아예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다주택자 매물이 어느정도 나오겠지만 '구멍'을 못 막으면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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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2016년 10억원에 매수해 2021년 15억원이 된 아파트를 보유한 2주택 부부가 있다. 이 아파트를 양도세 중중과(20%포인트)가 되는 현 시점에 팔면 총 2억4500만원(중개수수료는 반영하지 않음)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대선 공약대로 중과 없이 일반세율을 적용하면 양도세는 1억6400만원으로 8100만원줄어든다.
매도하지 않고 부부간 증여를 선택한다면 증여세·증여취득세(8%)를 합쳐 3억3300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일반세율을 적용한 양도세보다 1억6900만원 더 부담해야 하지만 많은 이들이 증여를 택했다. 이유는 세금보다 집값 상승 기대이 더 크기 때문이다. 특히 부부간 증여는 증여후 5년이 지나면 증여 시점 집값을 취득가액으로 인정해 주기 때문에 양도세 부담을 더 낮출 수 있다. 2016년 취득가격이 10억원이지만 증여시점 가격이 15억원이고 이후 2026년 20억원이 됐다면 차익은 10억원이 아닌 5억원으로 간주한다는 뜻이다. 또 6억원 미만 주택 증여는 증여세 부과 대상도 아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적용하지 많아 시장에 매물이 나온다고 해도 문제다. 서울에 집 1채, 지방 2채를 가진 3주택자가 있다고 하자. 그는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에 지방 2채를 팔아 양도세 폭탄을 피해갈 수 있지만 그 돈이 어디로 가느냐가 문제다. 지방 2채를 팔아 서울 1채를 사면 서울 집값은 다시 오른다. 주택숫자에 기반한 부동산 세제의 한계만 확인할 수 있다. 사람별 보유주택 총액을 기준으로 세제를 전환해야 한다는 논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편법 증여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지난 2020년 기준 가구분화가 61만 가구로 역대급으로 확대됐다. 전년 대비 2배 급증한 가구분화가 결국 편법증여로 인한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여취득세 8~12%를 지금보다 대폭 올리고 편법적인 가구분화를 막기 위해 국세청이 의지를 갖고 전면적인 세무조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