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자금줄 끊긴 건설업, 시한폭탄 되나④

주택공급의 중심이 공공이었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는 민간 중심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건설업계 자금줄이 경색되고 있어 5년간 270만호를 공급(인허가 기준)하겠다는 정부의 주택정책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금줄을 뚫어주지 못하면 주택 공급 부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7년까지 계획한 전국 270만호 주택 공급 물량 중 공공택지와 국공유지 등 정부가 직접 공급 물량을 조절할 수 있는 규모는 약 88만호 수준이다. 나머지 182만호는 사실상 민간의 몫이다. 52만호는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며 130만호는 도시개발 등 민간이 자체 추진하는 사업을 통해 공급하게 된다.
하지만 집값 하락과 자금 조달 부담으로 민간의 주택공급 추진 동력은 떨어지고 있다. A 중견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최근 청약 실적을 보면 서울 지역도 완판을 낙관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이 위축됐다"며 "금리인상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팍팍해졌고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도 올라 무리하게 일감을 늘리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주택시장의 돈줄이 끊기고 있다.
금융당국이 자금줄을 죄면서 시장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B 시행사 대표는 "정부가 향후 270만호 공급 목표를 밝혔는데, 부동산PF 대출을 다 막으면 주택공급은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민간사업 없이 공공 주도로 270만호를 다 짓겠다는 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C 금융사 임원은 "자산 건전성 관리는 당연히 필요하고 부실 사업장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부동산개발 사업이 중단되면 향후 몇 년간은 신규 주택공급도 중단된다는 의미여서 결국 집값 안정화의 길도 멀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우려했다.
시행사의 돈줄이 마르면 정부의 공공택지 조성을 통한 신규 주택공급도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민간 기업에 공공택지 조성을 맡기고 일부 지분을 팔아 일반분양을 허용했다. 하지만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진 민간 기업들이 외면하면 사업추진 동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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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토지매각 차익을 줄이고 저렴하게 택지를 공급하면 그나마 참여 의사를 타진하는 시행사가 나타날 수 있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상 파격적 조건이 아니면 예전처럼 입찰 참여도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정부가 꾸준히 신규 주택 공급 시그널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정부가 공급 시그널을 멈추면 향후 금리 조정기에 부동산 가격이 다시 불안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시행사와 시공사들이 후속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악성 미분양을 해소하고 업체의 금융 활용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 보완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