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사대문 안 장기 임대아파트로 관심을 모은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에 청약접수를 마감했다. 대체 매물이 많은 상황에서 입지와 가격이 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는 평가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중구 인현동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는 전날 경쟁률 약 4.7대1로 청약접수를 마감했다. 전용면적40㎡ 전세형은 25세대 공급에 117가구가 지원했고 월세형인 40㎡B는 15세대 공급에 71가구가 지원했다. 경쟁률은 각각 4.68대1, 4.73대1이다.
최근 미달이 속출하는 청약시장 분위기를 생각하면 선방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취득세 등 세금 부담이 없는 임대주택인 점을 감안한다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은평구 증산동 민간임대아파트 힐스테이트 DMC역 청약은 최고 경쟁률 45.3대1을 보였고 지난해 7월 공급된 관악구 신림동 힐스테이트 관악 뉴포레는 평균 94.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임대주택은 만 19세 이상 새대주면 주택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청약이 가능하다. 최장 10년간 거주가 가능하고 임대보증금 상승률은 연간 5%이내로 제한돼 주거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지속되면서 주거 여건이 좋은 임대주택을 선호하는 실소유자들이 늘었다.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는 오세훈 서울시장 역점 사업인 세운지구에 위치하고 있고 인근에 사무실이 즐비해 청약가점이 낮은 청년층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청년층을 겨냥한 계획이 오히려 경쟁률을 낮췄다. 1인 가구가 살기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내 집 마련 후 결혼과 출산을 계획하기엔 평수가 좁은데다 10년 거주를 생각할 만큼 주변 생활환경이나 교육환경이 갖춰지지 않아서다. 이 단지 전세 공급가격은 4억1350만원, 월세는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 121만원 선이다. 당장 입주가 가능하지만 반경 1㎞ 이내에 대형 마트 등이 없고 맞닿아 있는 덕수중학교를 제외하면 도보 10분 이내에 교육시설이 전무하다.
주택 가격 하락으로 거래 가능한 매물이 쌓이고 공공분양주택 등 대안이 많은 점도 흥행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분양 시장이 활발할 때는 매물이 없어 민간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요즘같은 시장에서 가격이 높게 책정된 소형 평수는 입지가 아무리 좋아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윤석열 정부 첫 공공분양주택인 뉴:홈은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으로 경기도 고양창릉·남양주 양정역세권·남양주 진접2지역 사전청약 특별공급에서 평균 11.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도심 안이라는 위치가 출퇴근을 위한 임시 거처는 될 수 있어도 중장기적으로 거주하기엔 오히려 어려운 환경"이라며 "최근 전세가격 조정으로 서울 지역 전용59㎡ 이상 아파트 단지도 3~4억원 선에 거래되는데 4억원대 소형 평수 임대주택에 굳이 들어갈 이유를 찾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