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만의 라이프를 즐기며 패션 디자이너 겸 프로듀서로 활동중인 30대 여성 A씨는 오픈 스튜디오형 집에 거주한다. 높은 천장고로 공간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넓은 거실을 선호했고 많이 사용하지 않는 주방과 다이닝룸도 거실 한켠에 작은 사이즈로 마련했다. 이 공간에서 업무는 물론 여가와 취미생활, 파티까지 즐길 수 있다. 침실과 욕실은 작지만 아늑하고 프라이빗하게 배치했다.
#사춘기 아들은 둔 3인 가족의 가장인 50대 B씨는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생활이 보장된 '방3 화2' 구조 타입의 집에 산다. 단독주택처럼 집안에 반려견과 홈가드닝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요리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주방과 다이닝룸도 크게 구성했다. 코딩과 게임을 좋아하는 아들의 공간은 물론 부부와 아들이 나눠 사용할 수 있도록 화장실은 2개가 필수다.
완전히 상반된 라이프 스타일의 A씨와 B씨 가족은 놀랍게도 한 아파트 같은 동 2층과 3층에 산다. 삼성물산이 지난 26일 선보인 차세대 주거 기술 '넥스트 홈(Next Home)'의 실증 공간이자 주거의 미래를 한 발 앞서 보여주는 테스트 베드에서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총 연면적 554㎡, 지상 3층 규모의 이 공간은 삼성물산이 지난 2년간 '래미안, 더 넥스트' 비전 아래 축적한 기술과 디자인, 구조 실험의 결과물이 실제 주거 공간에 구현돼 있었다.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에 실제 구성된 두 세대는 1~2인 가구용 스튜디오 타입과 3~4인 가구용 패밀리 타입으로 나뉘며 각각 '넥스트 라멘'과 '넥스트 인필'의 강점을 부각시켰다.
테스트 베드의 2층은 스튜디오 형으로 문을 열고 안쪽으로 입장하자 확 트인 시야와 넓은 공간감이 눈에 띄었다. 일반 아파트라면 시야를 막을 법한 벽체나 기둥, 배관은 보이지 않는다. 바로 삼성물산이 개발한 '넥스트 라멘' 구조 덕분이다. 넥스트 라멘은 세대 내부에 기둥을 없앤 신개념 평면 구조로 입주자의 필요에 따라 공간을 유연하게 재배치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3층은 삼성물산이 이번 테스트 베드에 도입한 또 하나의 핵심 기술인 '넥스트 인필' 시스템을 구현한 공간이다. 공간 내부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들을 모듈화해 마치 서랍처럼 필요할 때 쉽게 설치하거나 교체할 수 있도록 만든 기술이다. 넥스트 인필은△배선·배관·난방 시스템이 통합된 바닥 모듈인 넥스트 플로어 △욕실 기능이 통합된 독립형 유닛인 넥스트 배스 △ 가변형 벽체로 자유로운 공간 구획 가능한 넥스트 월 △ 가구가 벽이 되고 벽이 수납이 되는 융합형 가구인 넥스트 퍼니처로 구성된다.
기존 배관 공사와 방수 작업이 필요 없이, 미리 조립된 욕실 모듈이 벽체 틈 사이에 삽입되는 모습은 마치 레고 블록을 끼워 넣는 듯 했다. 넥스트월은 단순한 공간 분리를 위한 벽 이외에 콘센트가 내장된 형태로 구분돼 가전 제품의 위치에 따라 넥스트 월을 설치하면 자연스럽게 콘센트 이동도 용이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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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인필 중 가장 먼저 상용화가 가능한 넥스트 퍼니처는 레일이 아닌 바퀴가 내장된 형태로 집안 어디에든 설치가 가능하다. 리모컨을 통해 고정된 천장 접합부를 분리하면 키가 작은 여성이 움직이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는 무게로 부드러운 코너링도 가능했다. 층고와 높이를 맞춘 크기로 전복이나 사고 위험도 적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넥스트 홈'은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맞춤형 공간'으로 달라지는 것이 핵심이다. 획일적인 테스트 베드를 거쳐 실증된 기술들은 향후 공급 예정인 래미안 단지에 실제 적용될 수 있다. 또 기업형 임대주택, 리모델링, 리츠(REITs) 사업 등 다양한 주거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건축계에서는 '공간의 크기'= 생각의 크기'라는 말이 있다. 넓고 탁 트인 공간이 주는 영감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테스트 베드에서 삼성물산이 보여준 넥스트 홈은 단순히 공간을 움직이는 것을 넘어 우리의 생각과 삶을 조금 더 말랑하고 유연하게 해줄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