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대책 하루도 못 가 마찰…국토부-서울시, 해묵은 갈등 수면 위로

공급대책 하루도 못 가 마찰…국토부-서울시, 해묵은 갈등 수면 위로

이정혁 기자
2026.01.29 14:32

1·29 공급대책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촉진 국토부 주관 합동브리핑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6.01.29.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촉진 국토부 주관 합동브리핑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6.01.29. [email protected] /사진=추상철

부동산 공급대책을 둘러싸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다시 정면 충돌했다. 해묵은 감정의 골이 이번 공급 대책 발표를 계기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는 모습이다.

정부는 29일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가구 등 수도권에 총 6만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가구 이상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밝힌 것에 따른 후속 조치로,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공조해 5개월간 공급 부지 발굴한 결과물이다.

서울시는 대책 발표 직후 별도 입장문을 내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서울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공급대책을 시와의 협의없이 이뤄진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하면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대립하며 쌓인 해묵은 갈등이 정점으로 향하고 있다는 평가다.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가구, 태릉 CC 6800가구...공급대책 건건이 충돌

이날 발표의 핵심은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최종 사업 승인권자인 서울시는 기존 6000가구에서 8000가구로 늘려 한발 양보하는 모양새를 보였으나 국토부는 서울시 의견보다 2000가구 많은 1만가구 공급을 발표했다.

현재 공공주택사업을 시행하려면 공공주택특별법상 학교용지를 따로 확보해야 한다. 교육감과 협의하면 용지확보 대신 인근 학교 증축이 가능한데 국토부는 서울시 대신 정근식 서울시교육청 교육감과 협의해 공공주택단지에 필요한 학교용지를 용산구 내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식을 택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이날 "정부가 발표한 서울 3만2000가구 공급 대상지는 서울시의 우려와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발표됐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8000가구에 대한 근거로는 "해당 지역의 주거비율을 적정규모(최대 40% 이내)로 관리하고 양질의 주거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국제업무지구로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태릉CC(6800가구) 부지에 대해서도 "해제되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면적에 비해 주택공급 효과가 미비해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녹지는 보존하되 주택공급의 실효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文정부 때도 마찰음…해법은 보이지 않아

양측의 갈등은 처음 불거진 것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8·4대책 발표 당일에도 서울시는 브리핑을 열고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의 가장 핵심인 공공재건축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서도 충돌했다. 국토부는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서울 강남권 택지 확보를 타진해 왔으나 서울시는 미래세대에 넘겨줘야 할 유산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한두번 겪은 일이 아닌 만큼 국토부는 이번 대책 보도자료 곳곳에 "지자체와 이견을 해소해 조속히 추진하겠다"라는 문구를 달았다. 이날 서울시의 반응이 충분히 예상 가능한 내용이었다는 의미다.

현재로선 해묵은 갈등을 풀어낼 만한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국토부와 서울시의 대립은 당분간 악화일로를 갈 가능성이 높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강북권을 잇달아 방문하며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가 오 시장이 희망하는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이주비 대출 규제 등 관련 규제를 풀어줄 것으로 보는 이는 거의 없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정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이정혁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