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에 포함된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1만호 공급안'에 대해 용산구가 "구청은 물론 지역 주민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방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용산구는 29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주택 공급 정책은 주거환경은 물론 교육여건 교통체계, 기반시설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자치구 및 주민과 어떠한 공식 협의도 거치지 않았다"며 "이는 기본적인 행정 절차와 용산구민의 입장을 무시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용산구는 이미 한남뉴타운 등 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으로 여기에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 가구가 들어설 경우 학교·통학 여건 악화, 교통체증 심화, 생활 SOC 부족 등 생활권 전반에 심각한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안에는 학교, 도로, 교통대책 등 필수 기반시설 확보 방안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용산구는 기반시설 대책 없는 물량 중심 접근은 전형적인 난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글로벌 경제도시를 만든다면서 닭장처럼 아파트만 채우겠다는 것이냐"는 주민들의 반대 의견도 전했다. 현재 주민커뮤니티 등에 '1만호 공급 반대' 의견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약 46만2000㎡(약 14만 평) 부지에 국제업무·상업·컨벤션·문화·숙박 기능을 집적해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조성되는 국가전략사업이다. 그러나 해당 면적에 1만 가구를 배치할 경우 업무·상업시설에 고밀 주거까지 중첩되며 국제업무지구 특유의 전문성과 도시 기능이 훼손되고 주거 위주의 고밀 개발지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용산구는 국제업무지구 기능 유지를 전제로, 주거 비율을 최대 40% 이내, 약 8000호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국토부와 협의 중인 서울시에 전달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논의 과정과 현장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1만호 확대 방안을 전격으로 발표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주거 공급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대한민국 미래 국제경쟁력을 좌우할 국가전략사업"이라며 "자치구와 주민 협의 없는 밀어붙이기식 물량 확대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 교통, 생활환경에 대한 종합적 검토 없이 주택 수만 늘리는 방식은 결국 난개발과 갈등만 키울 뿐"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