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건설사들도 비상 대응에 나섰다. 중동 내 일부 건설현장은 이미 공사를 일시 중단했고 현지 진출 건설사들은 추가적인 상황 악화에 대비해 인력 철수 가능성까지 상정한 대응 시나리오 준비에 나섰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중동 지역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 현장에서 인명 피해나 물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국내 건설사는 중동 9개국에서 약 220여 개 건설현장을 운영 중이다. 국가별 건설 현장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많고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등의 순이다.
이중 이란과 인접한 카타르와 UAE 일부 건설현장은 안전 점검 등을 이유로 공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장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지만 무력 충돌 분위기가 주변국으로 확산할 경우 공사 중단 등 추가 대응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126,900원 ▼23,600 -15.68%)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UAE 등 중동 5개국에서 총 19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사우디 현장은 정상적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다른 일부 국가 현장 역시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안전 관리와 대응 체계를 강화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물산(272,000원 ▼45,000 -14.2%) 건설부문은 카타르, UAE, 사우디 등 3개국에서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마찬가지로 상황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단계별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E&A(30,900원 ▼4,250 -12.09%)도 사우디·카타르·UAE 프로젝트와 관련해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본사와 현장 간 핫라인을 구축해 국가별 동향을 실시간으로 확인 중이다. 외교부와 현지 대사관 지침을 점검하며 실시간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라크에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대우건설(7,550원 ▼1,350 -15.17%)도 직접적 피해 없이 정상적으로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라크 영공이 폐쇄되면서 휴가나 출장 등 항공 이동은 중단된 상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라크는 친이란 성향 국가로 이란의 직접적인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며 "육상과 해상 등 다양한 경로를 활용한 직원 철수 계획을 이전부터 마련해 둔 상태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전날 해외건설협회와 중동 진출 기업들과 함께 현지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안전 대책을 점검했다. 국토부는 현재까지 기업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으며 위험 지역에서는 재택근무 등 안전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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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스라엘, 이란, 이라크, 바레인, UAE, 카타르,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중동 9개국이 공역을 전부 또는 일부 통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 이동과 물류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중동 정세 악화가 단기적으로는 실적보다 공사 진행 속도나 신규 수주 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자재 수급 문제나 안전 문제로 공정이 늦어질 수 있지만 전쟁 상황은 계약상 불가항력(Force Majeure)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 추가 비용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동 발주처의 투자 결정이 지연될 경우 신규 수주 확보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가운데 중동 비중은 약 25% 수준이다.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해외 건설시장 전반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