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정비사업 이주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사비 급등과 금융 규제 여파로 지연되던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병목을 해소하고 공급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4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9일 '2026년도 서울특별시 주택공급 정상화 사업비 이주비 융자 지원 계획 변경 공고'를 냈다. 해당 공고에는 지난 4월 발표한 기존 계획에서 지원 대상과 융자 한도 등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전까지는 조합원이 500명 이하인 중·소규모 정비사업 조합만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서울시는 이번 공고를 통해 서울시 내 모든 정비사업 조합으로 지원 대상을 넓혔다. 조합원별 융자 한도도 종전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50% 이내 최대 3억원에서 최대 5억원으로 상향했다. 융자 금리는 연 4.5%다.
이번 조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지방선거 공약으로 약속한 내용이기도 하다. 오 시장은 이전 재임기간 중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선 공약으로는 '압도적 주택공급'을 제시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정비사업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는 이주 단계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로 조합원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거주민들의 이주가 지연되고 그 때문에 사업 전체 일정이 장기간 미뤄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정비업계에서는 이번 이주비 확대를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사업 추진 동력을 복원하는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시는 또 정비사업 추진 절차 전반의 속도를 높이는 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다. 조합 의사결정 과정에 '전자동의 방식'을 도입해 사업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시간 지연을 줄이고 행정 지원을 강화해 인허가 절차를 효율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조합 내부 갈등과 절차 지연으로 수년씩 사업이 멈추는 기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정부에 제도 개선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시는 이주비 대출 LTV 한도를 현행 최대 50%에서 최대 70% 수준으로 높이고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규제 완화, 용적률 규제 개선 등을 통해 사업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금융·세제·도시계획 규제를 포괄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문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비업계는 서울시의 이주비 지원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비용 부담으로 인한 정비사업 지연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정부 차원의 정책 변화가 동반되지 않는 한 지원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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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주비 확대는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책적 일관성과 추가 규제 완화 등이 뒤따라야 실제 착공, 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