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세제개편 이후, 부동산은 안정될까

[기고]세제개편 이후, 부동산은 안정될까

신보연 세종대학교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
2026.07.14 04:2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2025년 출범한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골격은 분명하다. 대출 규제 강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그리고 보유세 인상 카드까지 한마디로 수요 억제 일변도다. 6·3 지방선거를 전후로 숨을 고르던 시장이 다시 들썩이자 정부는 미뤄두었던 보유세 강화를 본격적으로 꺼내 들고 있다.

문제는 지금 시장이 단순한 수요 과열이 아니라는 점이다. 강남 3구와 한강벨트는 지난해 이후 보합 국면이지만 노원, 강북, 관악 등 실수요 지역과 화성·동탄·평택 반도체 벨트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상승은 투기보다 실거주 수요와 산업 입지가 결합된 구조적 흐름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세법 개정을 통해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80% 이상으로 올리고 세율까지 추가 인상 방안을 검토하는 점은 우려스럽다.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9.16%, 서울 18.67% 올라 5년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공시가격 상승만으로도 보유세 부담은 자연 증가하는데 여기에 비율과 세율을 함께 올리면 부담은 한층 가중된다. 표면적으로는 초고가 주택을 겨냥한 정책이지만 실제 체감효과가 가장 큰 구간은 15억 원 이하 중저가 실수요 시장이다. 결국 1주택 실거주자와 은퇴 고령가구의 현금흐름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공급이다. 2026년 1분기 서울 아파트 인허가는 3863호로 전년 대비 71.5% 급감했다. 신규 공급의 선행지표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비아파트 부문 역시 전세사기 여파와 보증보험 강화로 공급이 멈춰 있다.

정부는 수도권 135만가구, 도심 6만가구 공급을 약속했지만 매수 주체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다. 그러나 매수 주체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다. 특히 비아파트는 누군가 매입해 임대해야 전월세 공급으로 이어지는데 강력한 세제 강화를 예고하면서 매수 주체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공급정책과 규제가 동떨어져 있어 물량 발표가 시장으로 흘러가지 못한다.

게다가 여당이 추진 중인 부동산거래신고법·도정법 개정안은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국토부 장관과 시·도지사가 함께 행사하도록 이원화하고 있다. 지역 수급을 가장 잘 아는 주체는 시·도지사다. 권한이 나뉘고 정책 방향이 엇갈리는 순간 행정 혼선과 인허가 지연이 불가피하고 그 불확실성은 곧바로 가격에 반영된다.

부동산 시장은 본질적으로 '기대'로 움직인다. 보유세 강화 시그널은 분명한데 공급 시그널이 모호하고 행정 권한까지 분산된다면 매수자는 "지금이라도 사자"로 기울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24일 김용범 정책실장이 "닥치고 지어야 한다"고 시급성을 강조했듯 정책 책임자조차 공급이 답임을 인정했다.

시장에 필요한 것은 새 증세 카드가 아니다. 이미 발표된 135만가구와 6만가구 공급계획이 일정대로 착공·준공된다는 신뢰, 그리고 이를 위한 중앙·지방정부의 일관된 협력이다. 수요를 누르는 정책은 충분하다. 시장을 안정시킬 마지막 변수는 새로운 규제가 아니라 발표한 공급대책을 실제 공급으로 바꾸는 정부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