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 및 내관서 UX·UI 혁신…피지컬 AI·수소 개발도 지속"

"모두에게 프렌들리(friendly)한 고속철을 만들었습니다."
조일연 현대로템(115,900원 ▼1,200 -1.02%) RS본부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철도 박람회 '이노트란스 2026'에서 취재진과 만나 현대로템의 차세대 국산 고속철도차량을 이같이 소개했다. 조 본부장은 "고속철에서도 이제 속도, 성능, 파워를 넘어 사용자 경험(UX)·사용자 환경(UI)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기존보다 빠른 최고 시속 370㎞급 성능을 확보하면서도 실내 소음을 줄이고 승차감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차세대 고속철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디자인 DNA'도 본격 적용됐다. 현대로템뿐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디자이너들이 개발에 참여하면서다. 이날 함께 자리한 이원상 현대로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디자인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중요한 만큼 그룹사 시너지 차원에서 같이하게 됐다"며 "1년 넘게 함께 고객들을 직접 찾아가 설문을 진행하고 세계 각국 고속철의 장단점을 분석해 외관은 물론 다리·실내 공간 확대, VIP룸 등 내부까지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고속철은 국내외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다. 당장 국내에서는 약 5조원 규모의 '수주전'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KTX-1을 대체하기 위해 내년부터 발주하는 신규 고속열차 사업이다. 총 49편성 784량 규모로 1차분 28편성을 시작으로 순차 발주될 전망이다. 조 본부장은 "최근 고속철을 보면 해외 승객들이 많이 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대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고속철"이라며 "그룹 내부적으로는 고속철에서도 제네시스급 '월드 클래스' 차량을 만들라는 주문이 있다"고 전했다.

경쟁사로는 스페인 탈고와 초기 KTX-1을 제작한 프랑스 알스톰 등이 거론된다. 조 본부장은 "한국형 고속철도의 국산화율은 이제 87%를 넘어섰고, 200여개 업체가 연결돼 있다고 보면 된다"며 "해외 기업들이 들어올 경우에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국내 산업 생태계를 지킨다는 의미에서도 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첫 수출국인 우즈베키스탄을 시작으로 중앙아시아, 중동 등 수출시장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최근 글로벌 철도업계의 관심사인 피지컬 인공지능(AI)·자율주행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열차 제작 과정에서부터 운행과 점검, 유지보수까지 AI가 관리하는 철도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현대로템은 이번 이노트란스에서 완전자율주행을 적용한 '미래 수소전기트램'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 CTO는 "알스톰, 독일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들도 피지컬 AI에 뛰어들고 있다"며 "에너지 사용량과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는 등 철도도 결국 자율주행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로템은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관련 기술력을 활용해 경쟁사보다 빠르게 상용화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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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수소 역량을 활용한 수소 모빌리티 개발도 이어간다. 이 CTO는 "울산, 대전 등에서 추진 중인 수소전기트램이 상업 운행에 들어가면 세계 최초가 될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도 수소연료전지의 내구성을 강화하는 등 관련 기술에 집중하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수소전기트램이 상용화되면 유럽 시장 공략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친환경 교통수단 전환에 적극적인 유럽에서 수소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철도 강자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