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WSCE) 개막

"악~ 로봇이 진짜 사람같이 움직인다."
9일 오전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사람 키만 한 로봇이 관람객 사이를 움직이자 곳곳에서 웃음과 탄성이 터졌다. 한쪽에서는 휠체어 이용자가 이동지원 모빌리티에 직접 올라탔고 다른 쪽에서는 VR(가상현실) 기기를 쓴 관람객이 가상공간에서 분리수거를 체험했다. 손을 움직여 자동차를 조종하거나 로봇을 직접 움직여보는 현장 체험 부스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산시가 주최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수자원공사(K-water)·벡스코·스마트도시협회가 주관하는 '2026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WSCE)'가 이날부터 11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다. 2017년 시작해 올해 10주년을 맞은 행사에는 277개 사가 참여해 AI·교통·모빌리티·주거·에너지·환경·안전·헬스케어 등 다양한 미래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인다.
올해 행사에서는 AI가 실제 움직이는 '피지컬 AI'가 관람객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휠체어 이용자가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하는 '심리스(Seamless) 헬스케어'와 함께 아파트 단지에서 소형 이동로봇 'MobED'가 분리수거와 배송, 짐 운반을 맡는 미래 주거 모습을 선보였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로봇 작품도 전시장 한쪽을 채웠다. 레고와 코딩으로 만든 자동차는 장애물을 인식하면 스스로 멈추거나 피해 갔고 3D프린팅으로 만든 자율주행 자동차도 등장했다. 사람의 눈·코·입 등 얼굴 특징을 인식해 화면 속 얼굴을 바꾸는 체험과 VR 카레이싱 등에도 학생 관람객이 몰렸다. 부산과학고 2학년 이승빈 학생은 "직접 코딩한 딥페이크 기술을 전시했다"며 "우리뿐 아니라 다른 부스에 로봇 강아지도 있고 재밌는 것도 많아 신기하고 유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청초등학교 학생들은 직접 만든 레고 로봇을 선보였다. 손을 들면 앞으로 가고 움직임에 따라 뒤로 가는 식으로 작동 원리를 설명하며 직접 시연했다.
지자체들은 각 도시의 특성을 담은 전시관을 꾸렸다. 원주와 천안·아산은 AI 특화 시범도시 공동관으로 참여했고 부산은 스마트오션관에서 해양·항만과 AI 기술을 결합한 미래상을 선보였다. 울산·대구·광명 등도 도시관을 마련해 지역별 스마트도시 사업을 소개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도시 전체를 AI로 연결하는 구상을 선보였다. 'CITY BRAIN'을 중심으로 데이터허브 'CITY HUB', 통합관제센터 'CITY EYE', 도시공간 'CITY PARK', 시민 일상 'CITY LIFE'를 연결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미디어를 활용해 도시 데이터를 AI가 분석하고 도시계획·개발, 관리·운영, 생활 서비스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현했다.
대한항공은 드론을 활용한 항공기 정비 기술을 소개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 수준의 오차까지 탐지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부산 테크센터에 올해 3000억원 규모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내년부터 드론 정비기술을 공항 현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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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토부가 발표한 'K-AI 시티 실행전략'은 전시장에 나온 기술을 실제 도시로 확산하기 위한 청사진이다. 국토부는 AI 혁신서비스 발굴, AI 시티 인프라 구축, AI 특화 시범도시 조성·운영, K-AI 시티 선도모델 확산, 법·제도 기반 마련 등 5대 과제를 추진한다. 건축행정 AI와 도시계획 AI 등 체감도가 높은 서비스를 개발하고 도시지능센터와 데이터 파이프라인, 피지컬 AI·지능형 시설물을 연결한다는 복안이다.
시범도시는 유형을 나눠 조성한다. 원주와 천안·아산은 공공이 구축한 인프라를 활용해 민간이 AI 서비스를 개발·실증하는 '테스트베드형'으로, 새만금과 광주는 AI·로봇 기술을 도시 설계 단계부터 반영하는 '모델도시형'으로 각각 추진한다. 정부는 2027년까지 법령 개정 등 기반을 마련하고 2030년까지 AI 특화 시범도시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낼 계획이다.
김용석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은 "원주와 천안·아산, 그리고 새만금 AI 수소시티는 이제 본격적인 실행을 앞두고 있다"며 "지역의 도시 문제를 AI로 해결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실제 도시에서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