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앞두고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 광우병이 불안한 소비자들은 거리로 나와 "대통령을 탄핵해서라도 수입을 막자"고 외치는 중이다.
예전에는 "없어서 못먹었다"는 LA갈비의 처지도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최근 대형 할인점에서는 갈비살을 뼈와 함께 절단한 속칭 'LA갈비'의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는 웃지못할 얘기까지 전해진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것은 광우병 청정지역이라는 호주산이 대부분이지만,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불신감 때문에 덤터기를 쓰는 셈이다.
이처럼 실상은 별 관계가 없음에도 사회상황 때문에 덩달아 피해을 입는 것이 많다. 인간도 예외는 아닌 듯 싶다. 남북 이념논쟁과 관련해 1990년대까지 흔적이 남았던 연좌제(緣坐制)를 예로 들지 않아도, 최근 교체설이 돌고 있는 금융 공기업 기관장들의 처지가 그런 듯 싶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항상 이뤄지던게 공기업 기관장들의 교체였다. 이전 정권과 코드를 함께한 이들을 교체하려 하는 건, 국정운영의 효율면에서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일반 공기업외에 금융부문까지 손을 데려는 것은 논란이 많다.
금융기관은 인프라에서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므로 CEO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금융권 사람들이 '인사문제'에 신경을 쓰는 것도 CEO에 따라 영업전략, 주력상품, 마케팅 등 색채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반 공기업 기관장들은 업무능력보다는 배경을 중시해 선임하지만, 금융만큼은 후보자 선정부터 능력을 철처히 검증하는 등 다른 면이 있다. 이번에 교체설이 도는 사람들도 따져보면 능력면에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는데, 이전 정부에서 선임된 공기업 기관장 교체바람에 휘말린 듯해 안타깝다. "
금융계 한 임원의 말처럼 금융 공기업 CEO교체는 신중할 일이다. 더우기 현재 금융 공기업 기관장 대부분이 취임 1년미만으로, 아직 본인들의 능력을 제대로 보이지 못했다. 이제서야 회사 상황을 파악하고 영업전략을 준비하는 중에 교체설이 돈다는 것은 회사에나 개인에게나 불행한 일이다.
능력중심의 인사를 표방한 현 정부가 유독 공기업 인사문제에는 출신정부라는 원산지 표식을 따르는 것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