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하이닉스 주인찾기 해 넘기나

[기자수첩] 하이닉스 주인찾기 해 넘기나

권화순 기자
2009.11.05 09:26

"도대체 효성이 하이닉스를 인수하겠다는 거야, 안하겠다는 거야?"하이닉스(1,323,000원 ▲30,000 +2.32%)매각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 심지어 채권은행끼리도 전망이 엇갈린다.

지난 2일효성(222,500원 ▼2,000 -0.89%)의 요청에 따라 채권단이 투자제안서 제출마감 시한을 2주간 연장해줬을 때가 '정점'이었다. 채권단은 지난달 15일에도 1차례 연장해준 터였다. 2번째 연장에 대해서는 A채권은행이 부정적인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A채권은행 관계자는 "사실상 이번 딜은 물 건너간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효성에 말미를 준 것은 다른 채권은행이 고집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 내부에서도 내년에 다시 매각작업을 진행할 것같다는 전망이 많다"면서 "효성이 정치적으로 걸린 게 너무 많아서 역풍을 맞기 전에 스스로 접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B채권은행은 다른 얘기를 꺼낸다. 이 은행 관계자는 "일단 효성이 투자제안서 제출기한을 연장해달라고 했다는 것 자체가 인수의지가 있기 때문 아니냐"고 해석했다. 지난달 19일 비밀유지동의서(CA)를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란 얘기다.

그러면서 A채권은행에 대한 반감도 감추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일단 효성에 말미를 주고 나중에 투자제안서를 내면 그때 딜을 진행할지 말지 결정하면 될 일"이라며 "미리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채권은행이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이 처음은 아니다. 하이닉스를 팔겠다고 결의한 지난해 9월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그때는 보유지분을 팔아 현금화하려는 외환은행과 국책은행인 탓에 가급적 정치적 리스크를 피하려는 산업은행이 대립각을 세웠다.

여기에 각종 비리의혹을 받는 효성이 뛰어들면서 그야말로 정치적인 인수·합병(M&A)으로 변질된 셈이다. 정작 효성의 자금조달능력이나 국가의 중요 산업인 반도체분야에 대한 진지한 접근은 실종됐다. '정치적' 이슈가 워낙 크다보니 하이닉스의 '주인찾기'는 올해도 쉽지 않을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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