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열흘 붉은 꽃 없다는 뜻이다. 권력의 유한함을 비유한 말이다.
달러도 그렇다.
태초부터 달러가 기축통화였던 것 같지만 달러가 패권을 잡은 것은 고작 2차 대전 이후다.
기축통화란 '국제무역 결제에 쓰이는 화폐'로 정의되지만, 이는 교과서적인 개념이고 현실에서 기축통화란 권력의 단맛은 실로 막강하다.
가장 큰 힘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 없이 통화를 남발할 수 있다는 점. 미국이 달러를 마구 찍어내고 그 달러로 메이드인 차이나 제품을 수입하는 불균형 상태로 20세기 세계경제는 양적인 팽창을 했다.
하지만 달러가 패권에 오른 지 불과 반세기 만에 그 후유증이 가시화 되고 있다. 미국은 달러 남발로 막대한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더 이상 달러의 남발은 기축통화 자리를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앞으로 5~10년간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바꿔 말하면 그 이후는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제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지는 않듯, 달러도 더 이상 전지전능하지 않다.
85년 프라자 합의로 엔화와 마르크를 평가절상 시켜 적자 문제를 해소한 미국은 이제 중국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위앤화 평가 절상을 노리고 중국 때리기(China Bashing)에 혈안이 돼 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달러의 패권에 일본과 독일이 무릎을 꿇었지만, 중국은 만만치가 않다. 중국의 경제력은 미국의 코 밑까지 왔고, 군사력은 이미 대등하다. 미국의 위앤화 절상 요구에 정치적 수사로 얼버무렸던 후진타오 주석도 이젠 "인위적인 위앤화 절상은 없다"며 정면으로 각을 세운다.
시기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지만 달러의 패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데엔 이견이 없다. 역사상 평화적인 패권이양은 없다. 파운드가 달러에 왕관을 내준 것도 1ㆍ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겪은 뒤의 일이다.
독자들의 PICK!
10여 년 전 마땅한 안전장치가 없어 헤지펀드의 손장난에 휘둘렸던 게 우리 경제다. 이제 체질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한 면역을 갖췄는지는 의문이다. 불철주야 외환관리에 힘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