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방銀 덩치 커지면 서비스도 커지나요?"
최근 지방은행의 1등 지점을 취재하느라 지방은행의 본점이나 지점 있는 지역으로 출장을 가봤다. 출장에서 가장 놀라는 점은 지방은행의 위상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
서울에 있다 보면 자산 규모가 큰 시중은행에 비해 지방은행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하지만 지방은행들의 각 소재지에 가보면 그들은 지역의 '대표 은행'이자 '1등 은행'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자산규모가 작아 자금 조달이 불리하기 때문에, 금리 등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도 힘들다.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등 각종 서비스도 시중은행에 비해 늦을 수밖에 없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지방은행이 선전하는 이유는 뭘까. 답은 멀리 있지 않다. 지역 주민과 기업의 속사정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 시중은행이 계량적인 잣대를 기준으로 대출 여부를 판단할 때, 지방은행들은 대출을 신청한 개인이나 기업의 상황과 잠재력까지 고려해 심사하는 식이다.
고객의 반응은 좋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방은행 고객의 충성도는 어느 시중은행보다도 높은 편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금리 조건이 좋지 않은데도 '상관없다'며 찾아주시는 고객이 있을 정도"라며 "지역 주민이나 기업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지방은행의 힘"이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 고객 역시 "지방은행은 든든한 받침목"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지방은행 관련 이슈들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금융권 재편과 관련해 지방은행들의 거취에 대한 것이다.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의 합병 이야기가 나오고, 경남·광주·제주은행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여기저기서 합종연횡에 대한 '시나리오'들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여러 시나리오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지역민의 이해는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역 고객에 대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지방은행의 취지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 지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다. 금융당국과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지방은행의 지주사, 관련 업계 모두 마찬가지다.
지방은행 고객들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여기저기 합병하면 자산이야 커지겠지만, 덩치가 커진다고 고객에 대한 이해도도 커질까요?"라고 고객이 물으면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